공사 측, 협의없이 대관 취소
같은 장소 다른 행사는 허가
원칙 없는 졸속행정 보여줘
신천지 “차별행정 즉각 중단”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제2회 칼럼형&포인트소스형 스피커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제2회 칼럼형&포인트소스형 스피커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4.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신천지 대관 취소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기관광공사(사장 조원용) 관계자는 4일 천지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대한 ‘신천지 대관 취소’가 “(김동연) 지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DMZ 상황과 주민 불편을 우려한 김동연 경기지사의 발빠른 지시였다고 해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김 지사의 개신교 표 의식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까지 대관 취소 계획이 없다던 경기관광공사가 28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신천지 대관 취소 촉구 집회’ 다음날인 29일 오후에 돌연 대관 취소를 한 것과 관련해 김 지사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 영향력이 큰 개신교 표심을 잡기 위해 종교적 편향 행정을 지시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이는 특정 종교의 정치적 입김이 공공기관의 결정을 좌우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공사 관계자는 신천지 측과 대관 취소에 관해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며, “실무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지만, 철거를 깨끗이 해준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지 취재진이 찾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일대에서는 ‘제2회 칼럼형&포인트소스형 스피커 시연회’가 진행됐다. 신천지 11만 수료식 대관이 일방적으로 취소된 지 얼마되지 않아 진행된 이 행사는 개신교 단체인 교회음향학교와 미디어사역자협의회 후원으로 명기돼 있었다. 실제 이날 행사 주최 측은 ‘비가 오지 않은 날씨’를 들어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냈다. 이어 “스피커 소리가 2km까지 간다”며 ‘작지 않은 스피커 소리’를 홍보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제2회 칼럼형&포인트소스형 스피커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제2회 칼럼형&포인트소스형 스피커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제2회 칼럼형&포인트소스형 스피커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4.

신천지는 당초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지난달 30일 11만 수료식을 치를 예정이었다. 28일 오전까지 경기관광공사 측에 확인할 때도 대관 취소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가 28일 ‘신천지 대관 취소 집회’를 경기관광공사 앞에서 한 다음 날인 29일 경기관광공사는 주최 측과의 협의 없이 대관을 돌연 취소했다.

경기관광공사는 공공시설 대관 취소 시 사전 협의와 고지 의무를 무시하고, 행사 전날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하며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를 무너뜨렸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점도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는 이번 대관 취소와 관련해 1일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에 공식 사과와 종교차별 행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수십만명의 성도들이 거리로 나갈 것”이라며 “국제 인권단체들에 한국의 종교탄압 실태를 낱낱이 고발하고 가능한 민·형사적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출처: 경기도청 청원 게시판 캡처)
(출처: 경기도청 청원 게시판 캡처)

한편 3일 경기도청 청원 게시판에는 ‘김동연 지사의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한 공개 사과와 피해 보상 요청’이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하루 만에 도지사 답변 요건인 1만명의 동의를 충족했다. 김동연 지사가 이번 청원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