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협회, 전통시장서 김장재료 조사
배추 61%·무 66%·미나리 95% 비싸
“11월 중순 이후 부담 낮아질 전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김장 비용이 작년보다 20%가량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가 지난 29일 기준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재료 1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41만 9130원으로 전년 대비 19.6% 증가했다.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오르면서 전체 비용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배추 1포기의 소매가격은 7075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1.1% 높은 수준이다. 무는 65.9%, 미나리는 94.5% 비싸다. 배추값의 경우 협회가 11월 전망했던 5300원보다 높은 것이다.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달까지 이어진 폭염 여파로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양념채소류의 경우 국내산 공급이 안정적인 동시에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대파 가격은 29.9%, 생강은 21.9%, 고춧가루는 7.0% 내렸다.

김장 비용을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 중 세종이 45만 668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강원이 38만 5760원으로 가장 낮았다.

대형마트에서 김장재료를 살 경우 4인 가족 기준 52만 1440원으로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때보다 10만원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협회는 최근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김장비용은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 주재료인 배추 가격은 2주 전과 비교해 20% 내렸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포기당 7087원으로 1년 전보다 39%, 평년보다는 44% 비싸다. 28일 기준으로는 6847원으로 전년 대비 34.18%, 평년 대비 39.39%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5일과 비교해 전년 및 평년 대비 가격이 소폭 낮아졌다.

28일 기준 무 1개 소매가격은 3550원으로 전년 대비 64.12%, 평년 대비 35.34% 비싸지만 전월 대비 10.22% 내렸다.

속재료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깐마늘 1㎏은 1만 533원으로 전년 대비 6.92% 올랐으나 국산 고추가루 1㎏는 3만 4324원으로 1.42%, 굵은 소금 5㎏은 1만 2433원으로 11.68%, 새우젓 1㎏은 1만 5190원으로 8.76%, 멸치액젓 1㎏은 5435원으로 5.0%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 정부의 할인 지원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앞서 김장철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전국 1만 8300곳에서 농산물 가격을 최대 40% 낮춘다. 수산물 가격의 경우 내달 20~30일 열리는 코리안 수산페스타를 통해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지원하는 등 김장재료 공급을 늘리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김기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 과장은 “배추 가격이 여전히 높지만 가을배추 출하 확대로 김장철 수급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김장 성수기인 다음달 중순 이후로는 부담이 다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김장 비용이 더 오르자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도 늘고 있다. 농협의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이 지난 18~23일 구독회원 492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는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중 김장을 하지 않는 이유로 30.8%가 ‘김장재료 가격 상승’을 꼽았다.

아울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 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김장 의향 조사’에 의하면 ‘김장을 전년보다 덜 하겠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7.8%p 증가한 35.6%로 조사됐다. 김장량을 줄이려는 이유로는 ‘김장비용 부담’이 42.1%로 가장 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