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소상공 지원 적극 강구
금투세 폐지, 의견차에 합의 불발
채상병 특검법·25만원 지원금 이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9.0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9.0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회담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숙제에 여야가 함께 공감하고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1일 오후 국회에서 첫 공식 회담을 가졌다. 이는 11년 만에 공식으로 열린 여야 양당 대표 회담이다. 이 자리에서 두 대표는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함께 논의할 협의 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 산업 지원과 저출생 대책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을 함께 해결하기로 한 동시에, 공의 공백 등으로 빚어진 의료 차질에 대한 해결 대책을 함께 고민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대표는 우선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 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발표된 공약 중 공통점이 있는 공약들이 있다는 점을 지속해서 언급해 왔다.

협의 기구에서 공통 공약이 구체화되면 이른바 ‘민생 패스트 트랙’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두 대표는 또 반도체산업·AI(인공지능) 산업 및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가계·소상공인 부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입법과제와 ‘딥페이크 불법합성물’ 범죄의 처벌과 제재·예방을 위한 제도적 방안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 차질과 관련해선 추석 연휴 응급의료 구축에 만전을 기하라고 정부에 당부하고 여야가 함께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 대표가 정부의 의대 증원 문제에서 촉발된 의료 현장 혼란으로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던 데 따른 것이다.

두 대표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지는 못했지만,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만큼 논의 여지는 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은 당정 간 이견을 보인 ‘의대 증원 유예’는 국회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한 대표가 강하게 요구해왔고 이 대표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표시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의 경우,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양당의 이견을 확인한 수준에 그쳤다. 두 대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개선 등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과 함께 추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최소한 내년 시행 부분은 유예하자고 계속 논의하자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에 대해 좀 더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상법 개정을 포함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조치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 한도 확대, 금투세 대폭 완화 시행 등 세 가지는 패키지로 가야 한다”며 “한 대표도 ‘맞는 얘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회담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채상병 특검법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제안한 제삼자 추천안 및 ‘제보공작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포함하는 안까지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한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소위 ‘독소조항’을 뺀 특검법 발의를 주장했다.

정당정치 활성화 방안으로 두 대표가 모두 찬성하는 지구당제 도입도 ‘적극 협의’하는 선에서 그쳤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문제도 평행선을 달렸다. 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일회성 현금 살포’로 규정하며 소득수준에 따른 맞춤형 선별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금 지원이 아니라 특정 기간 내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지역화폐, 소비쿠폰이다. 복지 정책이 아니라 경제·재정 정책”이라고 맞섰다.

양 대표는 서로의 의혹을 언급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민주당의 잇따르는 검사 탄핵을 거론하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준비 의혹’을 거듭 언급하며 “완벽한 독재국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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