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해당 교인들 교단에 호소
“교회를 방패막이 삼고 담임목사라는 영적 권위 뒤에 숨어
자신의 사업상의 약점과 의혹들 불식시키려 애쓰고 있다”
전영철 “은퇴 결정된 A목사와 일부 나간 교인들이 꾸민 말”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폰지사기 혐의를 받는 워너비그룹 회장이자 세종시 S교회의 목사인 전영철씨가 자신이 속한 교단을 상대로 S교회 담임목사임을 인정해달라는 항소를 제기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1일 천지일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대전고등법원 제3-1민사부는 지난 13일 열린 항소심에서 전씨가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및 세종지방지회를 상대로 소속 교회인 S교회 대표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해달라는 신청을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전씨가 제출한 모든 소명자료에 의하더라도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이 사건 가처분에 있어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1심 결정과 같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씨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시무 중인 S교회에 대한 담임목사직을 인정 받지 못하게 됐다.
S교회 교인들이 지난해 10월 기독교한국침례회 목회자들에게 호소한 내용에 따르면, 과거 전씨는 자신이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던 대전 P교회를 2022년 9월 세종시 S교회와 통합했다. 이때 S교회의 대부분 교인들이 찬성했다. 통합 당시 전씨를 포함해 3명(전씨, A·B목사)의 목회자가 공동담임목회 제도를 채택하고 운영했다.
하지만 전씨는 처음에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여전도회를 비롯한 교회 내 상시 의사소통기구를 모두 무력화시키고, 목회자회의마저도 형식만 갖춘 채 본인의 의사만을 고집했다고 한다.
또 성도들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각종 시설공사와 리모델링, 고가 장비구입에 있어 전씨가 혼자 결정하고 집행하는 전횡을 일삼았다고도 했다. 교인들은 사업하는 전씨의 스타일에 맞춰주고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교회의 재정은 각종 리모델링 비용으로 거의 바닥이 난 것으로 보였고 재정보고조차 하지 않아 확인도 어려웠다고 한다.
교회 통합 당시 대외사역 즉 지방회와 총회에서의 담임목사는 A목사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씨가 처음부터 단독으로 담임목사인 양 행세를 했고, 나아가 본인이 교단 차원에서 여러 의혹을 받기 시작하자, 담임목사 타이틀에 더욱 집착하게 됐다고 한다.
반면 세종지방회는 처음부터 상식적이고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전씨의 워너비그룹 사업이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으니, 수사가 마무리돼 모든 의구심이 해소되면 담임목사를 변경해주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씨는 ‘잠시 기다려달라’는 지방회의 제안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어설픈 임시사무처리회를 열어 지방회를 압박하고, ‘사실확인서’라는 기만적인 문서를 작성해 A목사와 그의 사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했다.
또 ‘사실확인서’ 작성 과정과 내용상의 부당함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절차 없이 B목사를 그 자리에서 해임했다고 한다. B목사는 해고의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목회사역을 하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라며 현재 교회를 불출석하고 있다고 했다.
교인들은 전씨가 A목사 마저 강제로 은퇴시키려는 계책을 꾸미는 것으로 봤다. 교인들은 “오래전 교회 장부를 뒤져서 흠잡을 것이 없는지 찾고 있다는 소문도 있고, 현재 교회 재정을 일부러 부도를 내서 책임을 전가함으로 은퇴시키려 한다는 말들도 있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참으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영철 목사는 교회를 방패막이 삼아서 그리고 담임목사라는 영적 권위 뒤에 숨어서 자신의 사업상의 약점과 의혹들을 불식시키려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인들은 “하나님의 교회가 이렇게 개인의 사익과 꼼수에 악용되는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며 “부디 총회장님을 비롯한 양심적인 침례교 목사님들이 전 목사의 이러한 기만과 꼼수를 명백히 밝혀주시고 차단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씨는 S교회 교인들의 호소문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게 많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마도 은퇴 결정된 A목사님과 일부 나간 교인들이 이 같은 일을 하는 것 같다”며 “그들이 정당하면 교회 안에서 주장하면 될 것을 뒤로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워너비그룹은 2022년부터 블록체인, 온천, 줄기세포 등의 사업을 한다며 ‘원금 보장’과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평생 연금처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허위로 드러나는 등 출금도 제대로 되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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