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예배 명성교회서 개최
71개 교단 한자리 모인다
진보 NCCK만 따로 진행

십자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십자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는 31일은 기독교 대축일 부활절(復活節)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로부터 3일째 되는 주일에 부활한 것을 기념해 기독교계는 일제히 예수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은 우리의 삶이 이 세상에서 ‘끝’이 아닌 ‘영원한 생명’과 연결 지어 준 사건”이라며 “한반도 분단 역시 ‘평화 공존과 공영’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정 대주교는 이를 위해 “정치 지도자들이 정파적 이익을 뒤로하고, 국민의 민생을 우선하여 살피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연합기관들은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연합과 하나 됨을 강조했다. 개신교 보수성향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은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를 수 있는 것은 부활의 산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항상 함께 하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의 부활은 어둠과 절망 가운데 있는 세상의 빛과 희망이 된다”고 말했다. 한교총은 한국교회가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으로 돌아가고 이 땅에 어려운 이들을 위한 선한 이웃이 돼야 한다면서 “부활의 생명으로 하나 돼 한국교회가 저지른 분열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독려했다.

개신교 진보성향 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도 “주님의 부활은 교회의 사랑과 생명의 실천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고 절망으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언급하면서 사회적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교단도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감리교회와 성결교회, 순복음교회 등 존 웨슬리(1705~1791)를 뿌리로 하는 교단이 모인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웨교협, 대표회장 이철 감독회장)는 “주님의 부활 소식은 인류의 희망”이라며 “교회와 사회, 민족을 개혁해 성경적 성결을 온 땅에 전파했던 존 웨슬리를 본받아 화해와 일치를 추구하며 공동체성 회복에 힘쓰는 한국 교단이 되자”고 했다. 이어 “최근 의료개혁, 국회의원선거로 인한 이념의 양극화 현실 속에서 우리 사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 돼 민족의 평화와 번영으로 부활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핵 위협과 인권탄압 등 인간의 평화로운 삶을 해치는 불의가 물리쳐지길 기도한다”며 국제 사회의 노력을 호소했다.

◆보수·진보 연합예배는 결국 무산

한편 올해 개신교계 부활절 연합예배는 이날 명성교회에서 열린다. 개신교 진보 보수 진영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화합의 기대를 모았던 ‘부활절 연합예배’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결렬됐다. NCCK는 결국 불참을 결정했다. NCCK 관계자는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NCCK 조직 전체가 참여하는 게 아니라 개별 회원 교단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합예배에는 71개 교단이 참여한다. 한교총 대표회장이자 예장백석 대표총회장인 장종현 목사가 대회장을, 김홍석 예장고신 총회장,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이철 감리회 감독회장 등 12개 교단장이 상임대회장을 맡았다. 58개 교단장이 공동대회장으로서 함께한다.

지난 1947년 서울 남산공원에서 시작된 부활절 연합예배는 지난 1961년까지 한국교회가 함께 진행됐으나 이후 교단들이 많아지면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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