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임시실행위. (출처:뉴시스)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임시실행위. (출처: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개신교 진보 보수 진영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화합의 기대를 모았던 ‘부활절 연합예배’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결국 무산됐다.

24일 교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부활절인 오는 31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릴 예정인 ‘2024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 불참을 결정했다. NCCK 관계자는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NCCK 조직 전체가 참여하는 게 아니라 개별 회원 교단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NCCK는 지난 1월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올해 부활절맞이 예배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 한국교회교단장회의가 진행하는 부활절연합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1974년부터 이어져 온 부활절 연합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고 사회에 희망을 주기 위해 교파나 지역을 초월해 모든 신자가 함께 드리는 개신교계 전통적 행사다. 그러나 연합예배란 이름이 무색하게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아래 분열을 거듭해왔고, 결국 오늘날은 각 기관이 흩어져서 부활절 예배를 개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NCCK의 결정이 알려지면서 교계에서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개신교 보수-진보 진영 교회들과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NCCK 내부에서는 반발이 일며 갈등 조짐이 보였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가 ‘부자 세습’으로 사회 물의를 일으킨 명성교회에서 열린다는 점에서다.

급기야 NCCK 여성위원회는 명성교회에서의 부활절 연합예배 반대와 장소 변경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명성교회는 공교회를 사유화한 현장이고 한국교회의 명예와 자부심을 짓밟는 현장”이라며 “주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NCCK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불참하며, 올해도 단독 예배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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