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기념 남북공동기도문

北의견 없이 남측 초안 발표

“한반도 평화 이땅 이뤄지길”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남측 초안. (출처:NCCK)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남측 초안. (출처:NCCK)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남북 개신교계 연례 행사인 ‘부활절 공동기도문’ 발표가 6년째 무산됐다. 공동기도문은 올해도 남한 개신교계 홀로 작성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은 1996년부터 부활절에 앞서 부활절 남북 공동기도문을 발표해왔다. 기도문을 공유하고, 공동기도 주일예배를 진행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던 지난 2019년부터 NCCK가 기도문 초안을 보내도 조그련이 응답하지 않는 등 사실상 공동기도문을 거부하고 있다.

조그련은 2021년 “지금 시점에 남북 공동기도문은 무의미하기에 이를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는 우리의 명확한 입장을 알린다”는 서한을 세계교회협의회(WCC) 측에 보낸 바 있다.

NCCK는 결국 올해도 조그련과 협의 없이 부활절 남북 공동기도문을 남측 초안 형태로 발표했다.

NCCK 공동기도문 초안에는 “오늘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에 필요한 지혜와 사랑과 결기의 양식을 달라”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한반도 평화가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옵소서”라는 내용의 기도가 담겼다.

지난해에 이어 6년째 공동기도문이 무산되는 등 민간 협력 차원에서 진행 돼던 남북 개신교 교류가 사실상 ‘단절’된 셈이다.

국내 개신교계는 그동안 북한 교계 인사들과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만남을 이어가는 등 인도적 차원의 교류를 지속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종교 교류 중단은 개신교뿐만이 아니다. 종교계 교류는 사실상 전면 중단된 사태로 불교와 천주교, 원불교 각 종단과 교류하던 북측 종교계와는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그련은 북한의 개신교를 대표하는 유일 교회이지만, 외부에서는 김씨 부자를 숭배하기 어용단체란 비판이 많다. 북한은 종교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외부에서 세계 기독교 단체들은북한을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해마다 지목하고 있다.

조그련은 1946년 11월 28일 ‘북조선기독교연맹’이란 이름으로 처음 결성됐다가 이후 ‘조선기독교연맹’으로 개칭됐다가 1999년부터 ‘조선그리스도연맹’이란 지금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