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새정치 내홍 속 잇단 신당 움직임… 야권 지형변화 주목
文 ‘통합’ 제안 거절… 정동영 등 연대 가능성엔 긍정적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발(發) 신당 창당 움직임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20일 ‘개혁적 국민정당’의 창당을 공식 선언하고, 내년 1월 중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신당 로드맵을 밝혔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창당 선언에 이어 천 의원의 신당 창당 공식화로 야권 지형 재편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적 국민정당의 가치와 비전에 공감하는 정치지도자, 개혁적 정치인, 풀뿌리 활동가, 청년 지도자, 그리고 각계 전문가들을 규합해 10월 중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개혁적 가치를 공유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기성정당에 몸담았던 분들과도 함께 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널리 듣고 국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토론과 활동을 거쳐 오는 12월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월 중 창당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전 의원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선 “야권 정치인 뿐 아니라 한국 정치인 중 그만한 분이 없다”며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과 원외민주당과의 연대와 관련해 “개혁적 가치와 비전, 용기를 갖춘 분들이라면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에 대해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야당다운 패기와 기상을 잃었고 정부여당의 온갖 실정을 앞에 두고도 야당다운 비판을 못하고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참패할 것이고,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수구독점 기득권 세력의 절대 우위가 고착되는 국가적 참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만나보면 일면식도 없는 분 중에서도 당에서 희망을 잃은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의원들이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 용감한 결단을 내려주길 요청하고 싶다”며 합류를 호소했다.

안철수 의원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개혁적 가치를 함께 이루겠다는 분들이라면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문재인 대표가 천 의원을 포함한 ‘야권통합’ 의지를 밝힌데 대해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천 의원은 “미안하지만 새정치연합에는 미래가 없다”며 “뭐랄까 ‘너나 잘해라’ 이런 말이 생각난다”고 일축했다.

천 의원은 “광주시민은 저에게 전국의 개혁세력과 손잡고 호남을 넘어 수도권과 영남, 충청과 강원, 제주를 포괄하는 ‘개혁적 국민정당’을 만들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전국정당화를 표방했다. 또 온건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며 다양한 입장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중용’의 길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천정배 신당에 참여하는 인물 군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신당의 폭발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이 원하는 건 정치권 세대교체다. 신당에 어떤 인물들이 참여하느냐에 따라서 전국신당으로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나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천정배 신당의 바람도 급속히 꺼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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