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승려로 대중에게 친숙
최근 ‘두 아이 아빠’ 승려로 지목
은처자 의혹에 해명 없이 “자숙”

조계종 봉은사 명상지도법사 도연스님. (출처:도연스님 인스타그램 캡처)
조계종 봉은사 명상지도법사 도연스님. (출처:도연스님 인스타그램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의혹에 휩싸였던 도연스님이 책임의 뜻을 밝히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으로 꼽히는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봉은사의 명상지도법사인 도연스님은 이른바 ‘카이스트 승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도연스님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동안 SNS 활동을 쉬고자 한다”며 “최근 불거진 논란과 의혹에 대해 해명과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고 원래 대로 활동하는 모습에서 불편함을 느낀 분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조계종 종단에 부담을 주고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며 “당분간 자숙하고 수행과 학업에 정진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연스님은 지난 2005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입학 후 1년 만에 출가해 학업과 수행을 병행했다.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고 현재는 봉은사에서 명상지도법사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명상법과 생활의 지혜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마음챙김 도연TV’도 운영하는 등 다수의 방송 출연과 SNS 활동으로 대중과 친숙하다.

최근 불교계와 출판계 안팎에서는 명문대 출신으로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30대 승려 A씨가 사실은 ‘두 아이의 아버지’로 그가  조계종으로 입적하기 위해 둘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에게 위장 이혼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A 스님과 전속 계약을 맺었던 출판사가 계약을 해지하고 관련 도서를 절판하는 일이 있었다. 

불교에서는 아내나 자식을 두면서 경우에 따라 육식을 하는 승려를 ‘대처승(帶妻僧)’이라 한다. 한국불교태고종은 대처승을 허용하지만, 한국불교조계종은 대처승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조계종은 승려의 성관계를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성관계가 적발되는 경우 심의를 거쳐 승려를 퇴출시킬 수 있다. 만약 의혹이 사실일 경우 A스님은 파계 대상이다.

일각에선 A 스님이 도연스님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도연스님은 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자숙에 들어갔다.

한편 조계종 승려들의 ‘은처자(숨겨둔 자식)’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특히 2018년 5월 1일 당시 MBC PD수첩이 ‘큰스님께 묻습니다’란 제목으로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었던 설정스님에게 제기된 은처자 의혹 등을 보도하며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설정스님은 자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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