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결과 발표
5명 중 1명 ‘무기력증’ 느껴
​​​​​​​30명 중 1명만 ‘즐겁다’ 반응

목회데이터연구소 설문조사. ⓒ천지일보 2023.06.06.
목회데이터연구소 설문조사. ⓒ천지일보 2023.06.06.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 리더인 국내 목회자 5명 중 1명이 무기력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주제로 설문을 진행하는 결과 매번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상당수 목회자가 영적 ‘만성 피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5월 22일부터 4일까지 목회자 7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5일 발표했다. 목회자들에게 ‘요즘 목회 활동을 하면서 어떤 감정을 가장 많이 느끼는지’ 물은 결과, 무기력하다는 응답이 21.2%로 가장 많았고 답답하다(16.5%), 피곤하다(15.9%) 등의 부정적인 답변이 67%나 됐다.

반면 감사하다(14.8%), 행복하다(11.4%)는 긍정적인 답변은 33%에 불과했다. 즐겁다(2.8%)거나 보람을 느낀다(4.4%)는 5%를 넘지 못했다. 목회자 30명 중 1명만 ‘목회가 즐겁다’고 느끼는 것이다.

지난해 8월 17일부터 8월 23일까지 전국의 교회 담임목사 4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목회환경과 목회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목회자 10명 중 6명 이상(63%)은 ‘자신이 영적으로 지쳐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소형교회 담임목사일수록 더욱 지쳐있었다. 500명 이상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 가운데 ‘지쳐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9%인 반면, 50명 미만 출석 교회의 담임목사는 65%였다.

목회자들이 ‘번아웃’을 겪는 이유에 대해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소속 담임목사 98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한국교회 코로나19 추적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재정적으로 회복이 어려워서·교인이 계속 줄어들어서’가 3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26%)’, ‘육체적 건강이 안 좋아서(18%)’, ‘교인들과의 갈등이 심해서(13%)’, ‘가정·자녀 문제가 심각해서(2%)’ 순으로 응답됐다.

교회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기도 했는데, 교회가 작을수록 금전적 문제가 주된 스트레스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었다. ‘99명 이하’의 교회 목회자는 50% 이상이 ‘재정적으로 회복이 어려워서·교인들이 계속 줄어서’를, 그 외 ‘100~499명’과 ‘500명 이상’ 교회의 경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를 꼽았다.

목회에 대한 만족감이 적다는 것은 다른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5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목회자 476명을 대상으로 ‘다시 태어나도 목회자가 될 것인지’ 물은 결과, 10명 중 4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이들은 44.7%였으며, 반대로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31.1%였다. ‘모르겠다’라고 답한 목회자는 24.2%였다.

이번 설문조사와 관련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목회자들이 사역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목회자 스스로 ‘번아웃(신체·정신적 탈진 상태)’ 여부를 살피는 한편 목회와 삶의 균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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