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한국 기독교는 화해의 종교라기보다 증오의 종교”
김선영 “교회의 본질·위상 찾으려면 신학적 틀 정립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9일 아현감리교회에서 2015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를 열고 개혁이 필요한 한국교회 현실을 진단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화해의 종교라기보다 증오의 종교”라며 “전쟁, 분단, 독재의 희생자들에게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보다는 그들을 따돌리고 차별하는 편에 서서 그들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민족적 화해사업에 한국 교회의 역할이 너무나 미약하다. 이 점이 시정되어야 교회와 기독교가 시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윤재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는 교회 개혁을 외치다가 이단으로 몰려 화형을 당한 중세 후기 ‘후스’를 재조명하고 그의 개혁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장 교수는 “교회는 그를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의 신성한 진리에서 일탈한 분리주의자 혹은 이단자로 매도했다. 하지만 그는 그의 교회를 누구보다 사랑했고 그 사랑의 힘이 비판적 지성과 함께 보헤미아와 유럽 전체를 뒤흔드는 혁명의 불길을 당겼다”고 평가했다.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까지 후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요한 바오로 2세가 1999년에 후스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했고, 그를 교회의 개혁자로 명명했다.

김선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마르틴 루터가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를 주제로 패널 발표에 나섰다. 그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위상을 찾기 위한 신학적 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리스도의 소명의 장이 교회뿐 아니라 국가도 포함된다”며 사회적 참여를 요구했다.

이날 NCCK는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10대 실천과제로 ▲예수의 영성 공동체로 회복 ▲하나님의 교회로 하나의 교회가 될 것 ▲지역사회와 연대하고 고난받는 이웃생명의 탄식에 응답 ▲평화통일운동 및 환경운동 참여 ▲선교공동체 될 것 ▲민주적 가치 반영해 운영할 것 ▲투명한 재정 집행 ▲적절한 목회자 수급정책에 따라 신학교육 강화 ▲교회세습 금지 ▲이웃종교 이해하고 존중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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