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유지 “스마트폰 실적에 달렸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9.59% 늘어난 52조원, 영업이익이 28.08% 늘어난 5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효자 노릇을 하던 반도체가 이번에도 기둥을 잡아준 데다 스마트폰 사업 부문까지 재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업황이 좋아지고 시스템 반도체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5% 상승한 12조 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달러 결제가 많아 환율효과를 100% 누렸다”며 “여기에 업황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안정된 것도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4분기 평균 환율을 1085원으로 3분기(1025원) 대비 6% 상승했다.
정보통신·모바일(IM)에서는 판매 상승보다는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7900만대에서 7600만대로 소폭 줄었지만 전략제품 ‘갤럭시노트4’ 등의 영향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3%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을 대폭 절감한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해 3분기 3년 만에 5조원대 아래로 추락했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한 분기 만에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7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4조 8200억원을 약 8%를 상회한 수준이다.
이제 문제는 회복세의 유지 여부다.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상승세를 확신하긴 일러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회복세를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급락에 큰 영향을 끼쳤던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M 실적이 큰 폭으로 뛰지는 않겠지만 지난해 3, 4분기 ‘심리적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에는 특히 비용 절감이 발생해 4분기보다 회복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 문제의 해결 여부”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저가 위주로 성장함에 따라 삼성이 내달 선보일 저가폰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상승으로, 아니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9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2014년 매출은 205조 4800억원, 영업이익은 24조 9400억원으로 2013년 대비 각각 10.15%, 32.21%씩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