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총괄회장 의중 반영된 듯… 해임 놓고 분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자회사 3곳에서 해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자진 사퇴가 아닌 해임된 것으로 밝혀지자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의 후계 경쟁에서 밀려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교토통신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신 부회장을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3개 임원직에서 해임했다.
이 가운데 롯데상사는 일본 내 롯데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롯데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매출액이 1조원에 달한다. 신 부회장의 해임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신 총괄회장밖에 없는 만큼 후계 구도 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롯데 홍보·선전부는 신 부회장의 해임 이유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므로 상세하게 말할 수 없다”며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그룹 측은 지난 5일 밤 언론 보도를 접하고 신 부회장의 해임 소식을 처음 접했다는 입장이다.
그간 신격호 총괄회장은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에게 일본 롯데를,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는 한국 롯데의 경영을 맡겼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신 부회장이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신 부회장이 지난 2013년 8월부터 1년간 꾸준히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주식을 사들이면서다. 동생인 신 회장도 지분율을 높이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제과의 지분율 5.34%, 신 부회장은 3.96%로 1.38%포인트 격차로 좁혀진 상태다. 특히 롯데제과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쇼핑의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쇼핑의 또 다른 주주인 롯데칠성 지분도 갖고 있다.
또한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핵심 계열사로 후계 구도에 의미가 큰 계열사다. 롯데제과가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위치에 있기 때문에 형제간 지분 경쟁을 벌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동안 롯데그룹 측은 신 부회장이 롯데제과의 지분을 매입할 때마다 “개인적인 투자 성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왔다. 또한 롯데그룹 측은 일본 롯데는 신동주 부회장으로,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으로 사실상 후계 구도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2013년 기준 한국 롯데의 매출(83조원) 규모가 일본 롯데(5조 7000억원)보다 15배로 성장하면서 장남인 신 부회장이 한국 롯데 사업의 일부에 욕심을 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신 총괄회장이 경고 차원에서 신 부회장에게 ‘해임’이란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게다가 두 형제 간 한국ㆍ일본 계열사의 지분이 엇비슷한 점도 후계 구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 롯데 계열사 중 가장 큰 롯데쇼핑 지분율의 경우 신동빈 회장 13.46%, 신동주 부회장 13.45%로 0.0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반면 신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후계 구도의 변화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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