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정치평론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했던 ‘골든타임’, 박근혜정부 5년 가운데 정말 그 골든타임이 될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잃어버린 지난 2년, 그리고 총선과 대선이 있는 내년과 그 이후를 제외하면 이제 정말 제대로 국정을 활짝 펴 보일 수 있는 시간은 딱 1년, 바로 올해뿐이다. 게다가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갑자기 치러지게 된 국회의원 보궐선거 3곳을 제외하면 올해는 이렇다 할 선거도 없다. 정국의 흐름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국정의 주도권을 청와대가 쥘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올해는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이다. 뭔가 큰 그림을 그려도 좋을 타이밍이다.

정치복원이 먼저다

박근혜정부 지난 2년, 냉정하게 그 공과를 따지기도 민망할 정도로 손에 잡히는 성과가 미흡하다.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았던 외교, 남북관계도 이제는 단순한 관리 수준을 뛰어넘어야 할 시점이다 보니 지금의 상황을 마냥 좋다고만 할 수도 없다. 그 밖의 모든 부문에서는 대부분 낙제점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 초 박 대통령이 강조했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첫 해부터 사실상 파산선고가 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경기는 더 침체기조로 나타났다. 돈은 엄청 풀었는데 그 돈은 대체 어디로 갔는지 속이 터질 지경이다. 이제 와서 재벌총수 가석방 운운하는 소리까지 들리니 어찌 마음이 편하겠는가. 국민의 마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골든타임의 을미년 새해, 박근혜정부는 정말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마침 박 대통령이 경제활력을 회복하는 일과 통일기반을 구축하는 데 국정운영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목표는 적절하다. 중요한 것은 과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실천의 문제이다. 새해에도 말만 무성했지 이런저런 이유로 흐지부지 된다면 박근혜정부 5년은 어쩌면 최악의 평가를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새해 국정운영 과제, 어떻게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관건은 ‘정치의 복원’에 달려있다. 정치의 복원은 일차적으로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큰 변수다. 국민과 싸우면서 여론을 이편과 저편으로 갈라치는 그런 국정운영은 더 이상 안된다. 국민의 소리, 특히 비판여론은 더 경청하고 툭 하면 반대하는 야당에겐 소상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여야대치가 팽팽할 때는 여당 대표를 조용히 불러서 양보를 권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가능하고 그 대화를 통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그렇게 아파하고 손해를 보면서 접근해야 복원될 수 있다.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을 믿어야 한다. 정치의 복원은 그런 국민을 신뢰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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