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최고지도자 조롱… 물리적 대응 않겠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제작했다가 해킹 공격을 받은 영화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가 24일(현지시각) 온·오프라인 공개에 나섰다.
당초 해킹 공격과 테러 위협을 받자 ‘인터뷰’ 개봉을 취소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달리 적극적인 대응에 들어간 기류다.
소니에 따르면, 영화는 상영 시간이 1시간 52분 정도이며 영어로 제작됐다. 마이클 린턴 소니 최고경영자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려는 집단에 의해 회사와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이 영화를 배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가능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디지털 배포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싸움이 무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사이버 범죄가 결코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니 측은 오프라인으로는 독립 영화관을 통해 인터뷰를 상영하는 것과 별도로 24일부터 자사 배포망을 비롯한 온라인으로 영화를 배포했다.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엑스박스 비디오 등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관람할 수 있다.
개봉 취소를 비판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영화 개봉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명확히 밝혔듯 외국 독재자가 미국 영화를 검열할 수 없다”며 “영화를 볼지 말지는 국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성 참사관은 AP통신에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며 ‘인터뷰’의 온라인 배포와 극장 상영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영화의 배포·상영에 대해 “북한이 물리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FBI가 소니 픽처스의 해킹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데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로써 소니 해킹 배후설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의 진실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최근 북한인권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루기로 하는 등 북미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