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 “올해 말 에볼라 백신 효능 테스트”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에볼라 완치 판정을 받은 소식이 들리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에볼라의 현 실태를 조명해 보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에볼라 대응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란?
에볼라 바이러스는 급성 열성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열성 질환은 갑작스러운 두통과 근육통, 발열이 발생한 후 전신 무기력감과 허탈, 피부 발진, 전신성 출혈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며 사망률은 약 60%에 이르는 중증 감염병이다.
지난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강 근처 마을과 수단 외곽 지역에서 동시에 처음 발생했다.
에볼라는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타액·소변·구토물·대변 등) 등이 피부 상처 또는 점막에 직접 접촉될 경우 감염된다. 또 장갑 등 개인보호구 미착용 등으로 인한 의료진의 병원 내 감염도 일어난다. 물이나 음식, 호흡기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및 의심자는 1만 141명(10월 23일 기준)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4922명이다. 이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이 확인된 기니·시에라리온·미국 등 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된 것이다.
현재 서아프리카지역 3개국에서 도시부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WHO는 추정하고 있다.
앞서 WHO는 지난 8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혈액 수혈 등 대증요법 기대 높아
현재까지 에볼라의 직접적인 치료제와 백신은 없다. 그렇다고 생존자가 적은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8월 임상치료제인 ‘지맵(ZMapp)’을 투약한 미국 환자는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미국 간호사들이 회복된 생존자의 혈액을 수혈받고 완치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전문가들은 완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에볼라 퇴치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에 의료진들은 에볼라 발병 초기에 혈소판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고,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등 대증요법(질병의 원인 치료가 아닌 증세 치료)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24일 WHO는 이르면 오는 12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백신의 효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O 사무부총장 마리 폴 키에니 박사는 “이르면 12월 중에 서아프리카 감염국가에서 에볼라 백신의 효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수십만 개의 에볼라 백신 보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백신과 캐나다 정부가 개발한 백신이 에볼라 치료 가능성이 큰 유력한 백신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외에도 미국, 영국, 말리, 스위스, 독일 등에서 백신을 시험 중이며 내년 초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에볼라 발병지역의 의료시스템을 강화하면 치사율을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나타날 때 즉시 치료를 할 경우 치사율을 20~30%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생충 연구가이자 과학저술가인 정준호 씨는 “현지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격리병실에 넣어져 있다”며 “의료진이 부족하다보니 격리된 환자들을 다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치사율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의 의료시스템을 강화해 다른 나라에 전파되지 않게 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볼라 정보, 정확히 알려야”
국내도 에볼라에 대한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에볼라바이러스병 대응 지침’과 ‘의료기관용 에볼라 대응 관리지침’ 등을 배포한 상태이며,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에볼라 대응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한 장의 그림으로 요약한 인포그래픽 제작·보급 ▲에볼라 바이러스 및 대응책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에볼라 감염자(무증상자)와 접촉하면 바로 전염된다고 생각하지만,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감염력이 있다”며 “국민들이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해야 에볼라에 대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달 말 정부가 국내 의료진을 파견하는 계기로 국내에 에볼라로 인한 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의료진들의 방역복 착용 숙달정도 파악 ▲의료진 파견 시 국내 의료시스템의 공백에 대한 대책 ▲의료진이 귀국 후 처우방법 ▲에볼라 감염 의심 시 자진신고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