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진정세를 보이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의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 간 유혈충돌이 재연되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은 지난 7월 23일 이웃나라 콩고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었다.

AFP통신은 8일(현지시각) 중아공 수도 방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무장괴한이 수류탄을 던져 행인 등 5명이 숨졌다고 유엔평화유지군(MINUSMA)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MINUSMA 소식통은 “방기에서 전날 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시장 근처 보행자들에게 수류탄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성난 군중이 수도에서 한 무슬림 청년을 참수한 뒤 시신을 불태웠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무슬림이 한 택시기사를 살해했다고 전했다. 중아공의 새로운 긴장은 기독교 민병대 안티발라카가 최근 캐서린 삼바 판자 과도정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 가열되고 있다.

중아공 정부가 앙골라로부터 받은 원조금 1천만 달러(약 106억원)가 빼돌려졌다는 일부 언론보도 후 안티발라카는 판자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아공에서는 지난 1년 6개월간 이슬람 반군 셀레카와 기독교 민병대 안티발라카의 유혈 충돌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전체 국민 460만 명 중 100만 명 이상이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1958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뒤 수십 년 간 독재와 군사 쿠데타를 거듭하며 분쟁상태 놓였던 중아공은 지난해 3월 이슬람계 무장세력인 셀레카 반군이 무력으로 기독교도인 프랑수아 보지제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  

셀레카 반군이 이슬람계 지도자 미셸 조토디아를 대통령으로 앉히고서도 약탈과 기독교 탄압 등 폭력행위를 계속하자 기독교계가 민병대를 조직해 맞서면서 유혈 분쟁이 이어졌다. 지난 1월 셀레카 반군 지도자 미셸 조토디아 임시 대통령이 베냉으로 망명한 뒤 과도의회가 같은 달 20일 수도 방기 시장이던 삼바-판자를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기독교 민병대 안티발라카의 보복 공격이 그치지 않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대학살을 우려하며 국제사회의 평화 중재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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