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추정 CCTV 영상, 해상도 낮아 판독 불가
5월 30일경 밤, 개 두 마리가 평소와 달리 짖어
변사체 아래 눌린 풀, 체액ㆍ햇빛차단으로 녹아
측근들 “유병언 잘 땐 모자 쓰고 평소 안경 안 껴”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시점이 지난 6월 2일 이전으로 추정됐다.
19일 오후 백승호 전남경찰청장은 유병언 변사 수사 발표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유병언 사건을) 수사한 결과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법 곤충학 기법을 통한 검사를 통해 사망 시점이 적어도 6월 2일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명예교수의 말을 빌려 “눌려있는 풀과 주변 풀 이삭 상태 등을 비교해 발견시점으로부터 10일 이상 1개월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변사체의 주변 풀과 관련해서는 “시신 바로 아래 눌려있던 풀은 변사체의 부패된 체액과 햇빛차단으로 녹았다”는 자문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백 청장은 “학구마을 태봉산 아래 거주하는 박모 씨는 5월 30일경, 개 2마리가 평소와 달리 크게 짖어 잠을 못 이뤘다고 했다”는 증언을 덧붙였다.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변사 현장 근처 CCTV 영상에 대해서는 “해상도가 낮아 국과수 판독이 어려웠고, 유가족과 지인들도 분간을 못해 유병언이라 단정 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측근들의 일치된 진술을 토대로 “유병언은 연중 내복을 입었고 잠을 잘 때 항상 모자를 썼으며 평소 소식했고 평상시 안경을 쓰지 않지만, 외부 강연시에는 안경을 쓰고 책을 볼 때만 돋보기를 썼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독극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배제됐고, 이상 탈의 현상을 토대로 저체온사로 진단한 전문가도 있었으나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순천경찰서에 수사전담팀 체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제보·단서를 중심으로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할 예정이다. 또한 변사사건 업무 체계 전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종합개선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유병언 변사 건’을 수사하기 위해 송치재 인근 주민, 버스기사, 자영업자 등 1400여 명에 대한 일대일 탐문수사와 연인원 3800여 명을 동원해 송치재부터 (구)순천교회에 이르는 구간에 대해 28회에 걸쳐 정밀수색을 실시했고, 또 22개소의 CCTV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