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33)를 태운 구급차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모리 대학병원에 도착한 가운데 보호복을 입은 인원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실험용 치료제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 CNN 보도에 따르면 선교 활동 중이던 2명의 환자가 실험약을 투여받은 후 상태가 급히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중 한 환자는 의사에게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말할 정도로 몸에 퍼진 발진과 호흡 문제를 겪고 있었으나 급히 상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약을 개발한 회사는 미국 샌디에고에 기반을 둔 Mapp사다. 이 회사는 수년간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군 기관과 연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약의 이름은 ZMapp으로, 두 환자는 이 실험약이 사람을 대상으로는 한 번도 시험을 거치지 않았으며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약을 먹는 데 동의했다.

이번 ZMapp이 두 환자에게 전달되고 복용되는 과정은 미국 국립보건원(NH)과 환자들의 소속 단체인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이 라이베리아 현지에서 접촉을 하면서 이뤄졌다. 두 환자에게 치료약을 쓰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WHO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성 환자인 켄트 브랜틀리 박사는 실험약을 받은 후 스스로 샤워를 할 만큼 상태가 호전돼 지난주 미국에 도착, 에모리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실험에서 원숭이는 감염 24시간 내에 약을 투여받았지만, 브랜틀리 박사는 이미 9일 정도 본격적인 에볼라 바이러스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다른 환자인 낸시 라이트볼이라는 여성은 상태가 호전돼 이번주 중 역시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ZMapp은 아직 인체를 대상으로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고 임상 실험도 거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사용이 가능한 약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실험적으로 새로운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FDA의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 규정에 따라 이번 투약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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