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사 참례자, 금속탐지기·신원확인 거쳐야 입장
“불상사 생길라” 서울경찰 ‘총동원’ 경비에 총력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시복 미사에 천주교 신자만 20만 명이 참석하고 일반 시민까지 합치면 10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광화문 일대에 흰색 방호벽이 둘러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경찰과 서울시, 가톨릭계 등에 따르면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가 열리는 광화문 일대에 높이 90㎝짜리 흰색 방호벽이 행사장 주변을 감싸고 곳곳에 문형 금속탐지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총기나 흉기 등이 몰래 반입돼 벌어질 불상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찰이 최근 조달청을 통해 주문한 방호벽은 일렬로 이으면 길이가 무려 4.5㎞에 달한다.
외부와 구별된 시복식 행사장 내부에는 각계 인사와 천주교 관계자들을 비롯해 사전 신청한 가톨릭 신자 등 20만 명이 입장하며, 입구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석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한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서울대교구 봉사자분과(위원장 김연범 신부)는 이날 자원봉사에 5000여 명이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성인 자원봉사자들은 파란색 티셔츠를, 청년 자원봉사자는 빨간색, 성체분배 안내자는 흰색을 입는다. 18일 명동성당에서 거행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는 신학생을 포함해 270여 명이 봉사에 나서며, 이들이 입는 티셔츠 색깔은 분홍색이다. 자원봉사자들은 16일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미사 참례자들의 입장을 돕는다.
미사 참례자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아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13개의 게이트에서 서울대교구청 직원과 신학생으로 구성된 봉사자들에게 신원확인을 받는다. 신원확인은 시복식이 교황을 아주 가까이에서 접하는 행사여서 경호상 불가피한 조처다. 이날 교황이 카 퍼레이드할 때 참석자들은 아무리 멀어도 30m 이내에서 교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석자들은 이어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 금속탐지기는 300대가 설치되며, 20만 명이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 안에 모두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몹시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는 10시에 개최되지만 자리 정돈과 보안을 위해 입장은 오전 7시까지 완료해야 한다. 참석자들은 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아 지정된 자리로 이동하며, 모자와 등산용 방석, 전례 예식서, 서울 천주교순례길 가이드북, 쓰레기봉투 등을 배부 받는다.
일단 입장이 완료된 이후에는 행사장 밖으로 나가거나 들어오는 것이 원천 차단되기 때문에 행사장 곳곳에 간이 화장실과 응급센터 등이 설치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산하 31개 경찰서가 총동원돼 경찰서별로 담당 구역을 맡아 물샐틈없는 경비를 펼칠 예정이다. 교황 방한 기간에는 경찰관 전원이 비상근무하는 갑호비상령이 떨어지고 모든 총기는 경찰서에 보관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던 1984년 대학생 이모(당시 23세) 씨가 명동성당으로 이동하는 교황의 차에 장난감 딱총을 두 발 쏘며 교황이 탑승한 차량으로 뛰어든 사례가 있다.
경찰은 시복 미사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초대형 이벤트인데다 차도와 구분이 안 되는 탁 트인 광장에서 열려 경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