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경총회장들 해명 불구, 의심의 눈초리 ‘여전’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개신교 최대 교단인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의 증경총회장들이 연합기도회를 갖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계에서는 ‘제4의 연합기구’ 창설 등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두 교단의 증경총회장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해 해명했으나 반응은 싸늘하다.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양 교단의 증경총회장 9명은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앰베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10일 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 증경총회장 특별기도회’의 취지에 대해 밝혔다.

개신교 최대 교단이면서 한국교회 분열의 중심이 됐던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55년 만에 하나로 연합하는 기도회를 갖는 것이다. 상징성 있는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양 교단 현직 지도부가 아닌 증경총회장들이 기도회를 주관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예장통합 측에서 김순권‧김창인‧림인식‧김삼환 목사가, 예장합동 측에서 서기행‧김동권‧홍정이‧최기채‧한석지 목사가 각각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 달 열리는 기도회는 증경총회장들을 중심으로 양 교단 목회자들과 교회들이 순수한 기도회로 모여 화합을 모색하고, 한국교회 분열의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도회가 모종의 정치성을 띄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순권 목사는 “아무 정치성도 없다. 무슨 교단 합하는 일이나 연합기구를 만들기 위한 순서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직 지도부가 아닌 증경총회장들이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김 목사는 “일단 우리는 매인 데가 없지만, 현직 임원들이 하면 많은 제약이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양 교단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예장합동 임원회는 21일 “양 교단 연합기도회는 교단과 무관하다”고 결의하며 선을 그었다. 현재 예장합동 교단에서는 단 2개 노회만 기도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통합도 현재 관련 공문이 전체적으로 발송된 상태지만, 얼마나 많은 교회가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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