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2014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통산 3번째로 만났다. (사진출처: AP=뉴시스)

아르헨티나, 4년 전 0-4 대패 설욕 다짐
독일, 남미양대산맥에 굴욕적 패배 재선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의 왕좌에 오를 주인공이 이제 아르헨티나와 독일로 압축됐다.

각각 브라질과 네덜란드를 이기고 월드컵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와 독일은 역대 최다 매치인 3번째로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1986년(아르헨티나 우승)과 1990년(독일 우승) 연속적으로 만나 사이좋게 우승을 나눠가진 두 팀은 24년이 흘러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두 팀 다 결승무대 경험이 많다. 아르헨티나는 4번 결승에 올라 반타작인 2번 우승했으며, 독일은 보다 더 많은 7번 결승에 올라 3번 우승하고 4번은 준우승을 했다. 준우승을 가장 많이 한 팀이 바로 독일이다. 또한 독일은 이번까지 포함하면 가장 결승무대에 오른 팀으로도 족적을 남기게 됐다.

1990년까지 3회 우승 삼총사(브라질 이탈리아) 중에서 아직 독일만 삼수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반면 아르헨티나에게는 2회 우승자 티를 버리고 3회 우승으로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다.

독일은 이미 브라질에 7-1 대패를 안기고 결승에 올라 사기가 잔뜩 충전해 있고,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 승부차기 혈전을 치러 체력초모가 크다. 더구나 독일이 하루를 더 쉬고 경기에 임하게 되기에 선수 체력 조건만 놓고 보면 독일이 우세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개최대륙 우승이라는 좋은 징크스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적용될지가 관심사다.

역대 월드컵에서 남미팀이 9번을 우승했고, 유럽팀은 10번을 우승했다.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하게 되면 유럽과 남미의 자존심은 균형을 유지하게 되고, 독일이 우승하게 되면 유럽이 남미를 더욱 밀어내고 한 발짝 더 앞서게 된다. 그렇기에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맞대결은 대륙 간 자존심이 걸린 시합이기도 한 셈이다.

두 팀은 이미 한 차례 해묵은 빚을 갚고 올라왔다. 독일은 브라질을 이기고 12년 전 결승에서 패했던 빚을 제대로 갚았고,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에 16년 전 프랑스월드컵 8강전에서 당한 패배를 승부차기 끝에 어렵사리 갚았다.

독일은 더 이상 아르헨티나에 갚을 빚은 없지만, 아르헨티나에겐 남아 있다. 바로 4년 전 8강전에서 충격적인 0-4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 독일인 것. 독일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4-0 대패를 안긴 데 이어 이번 월드컵에선 브라질에 재앙에 가까운 7-1 참패를 선사했다. 남미의 양대산맥에게 연속적으로 독일이 굴욕을 안긴 셈. 두 남미강호에게 이같이 월드컵에서 연속적으로 참패를 안긴 것도 독일이 전무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은 다시 남미가 유럽을 넘보지 못하도록 제대로 싹을 자른다는 기세고, 아르헨티나는 4년 전 자신들의 참패와 브라질의 참패까지 묶어 남미의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한편 브라질과 네덜란드의 3·4위전에서도 남미와 유럽 간의 자존심 대결은 이어지게 된다. 브라질은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네덜란드를 상대로 4년 전 8강전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이라도 함으로써 초상집 분위기가 된 집안축제를 만회하기 위해 나선다. 아울러 브라질에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삼바축구’의 위상을 그나마 다시 세워 위안을 삼을 자리다.

반면 네덜란드는 또다시 준우승의 한을 풀지 못한 채 4년을 기약해야만 하기에 한 풀 기가 꺾였다. 2경기 연속 승부차기로 인해 체력이 바닥났다. 단지 브라질과 김빠진 자존심 대결만 허락할 뿐이다.

브라질과 네덜란드의 3·4위전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에 벌어지며,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대망의 결승전은 14일 오전 4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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