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맨발등산이 답이다!

김명상 탓문화청산운동본부 대표(명상맨발등산교육원장)
‘탓에서 벗어나면 희망의 꽃은 피어난다.’
2월과 3월 두 번에 걸쳐 출강한 여주교도소 특강 제목이다. 그곳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수용자 중 그 누구도 “내 탓이오”를 쿨하게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비단 그곳 수용자만이 아니라 ‘남 탓하는 문화’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을 지배하고 있다. 서로를 탓하고 비난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 유행병처럼 번져 있다.
‘탓 문화’의 최대 부작용은 무엇인가. ‘내 탓’임을 받아들일 때 찾아오는 발전과 개선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서로 남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한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목표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도 없다.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게 두려워 움츠러든 사람의 마음에 창의성이 싹틀 리 없고, 사람들 사이의 벽만 더 높아질 뿐이다.
‘남 탓하는 문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지닌 문제의 뿌리를 밖에서 찾으려 한다는 데 있다. ‘탓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기 책임을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똑같은 일을 놓고도 아전인수 격의 해석이 난무한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심리적인 방어기제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너도나도 남을 탓한다.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의 무능력을 조소하고, 못 가진 자는 가진 자를 향해 저주의 화살을 날린다. 여당은 야당을 탓하고, 야당은 정부 여당을 탓하며, 국민은 정치인을 탓한다. 정치인은 정부를 탓하며, 탓의 악순환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내가 하면 ‘차선 변경’이고 남이 하면 ‘끼어들기’다. 남이 하는 거짓말은 상습적인 행위고, 자신이 하는 거짓말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하얀 거짓말’이다. 흔히 하는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잘 되면 내 덕,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옛말 그대로다.
대체 왜들 이렇게 남의 탓만 하는 걸까. 자신의 결점이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애적 환상’을 지니고 산다. 남들에게 완벽하고 멋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정반대 편에 있다. 완벽하기를 바랐던 자신은, 사실은 실수와 결함투성이의 인간일 뿐이다. 쿨하게 그 현실을 인정하려니 부끄럽고 쪽팔려서 견딜 수가 없다. 아니, 쪽팔리는 건 어떻게 참는다 해도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낙오될 일이 더 걱정이다.
그러니 다들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는 것보다는 잘못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탓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르다. 그 때문에 너도 나도 풀숲에 머리를 박고 사냥꾼을 피하려는 꿩처럼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남의 탓을 하는 것이다.
진실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남의 탓’도 일종의 거짓말이다. 남의 탓을 하면, 어떤 일의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불편해지는 상황을 간단히 모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짓말이란 언젠가는 들통이 나게 돼 있다. 한두 번은 거짓말로 위기를 넘길 수 있겠지만, 이것이 습관이 되면 사람은 더 이상 그 사람의 진심을 믿지 않게 될 것이다.
‘남 탓’도 마찬가지다. 남의 탓을 함으로써 한두 번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그의 진정성은 곧 의심받게 될 것이다. 이래가지고야 발전이 있을 수가 없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우리의 ‘탓 문화’가 개인과 기업의 차원을 넘어 나라까지 망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나라의 멸망은 외침(外侵)에 의한 것도 있지만, 그 국민의 정신이 해이해지고 국가관이 무너졌을 때 오기도 한다.
‘영원한 제국’이라 불리던 로마가 몰락한 원인도 외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내부에 있었다. 시민의 사치와 향락, 이혼율의 급증, 자영농의 몰락으로 나라의 기강은 허물어져 갔고, 기독교도들과의 분쟁으로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시민의 애국심은 증발돼 버렸다. 결국 국민의 애국심과 도덕성 상실이 로마를 붕괴시킨 내부의 적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국민의 국가관과 안보관은 안심할 만한 수준인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38선 너머 북한에서는 6.25 전쟁 직후부터 현재까지 호시탐탐 남한 정복을 노리고 있고 최근에 들어서는 그 호전성을 점점 더해만 가고 있다. 핵실험, 무인정찰기, 방사포 사격 등등.
더군다나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교과서 개정은 물론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국제사회에 후안무치한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주변환경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국가관․안보관은 허약하고 안일하기 짝이 없다. 일부 정치인과 언론, 지식인들마저도 아리송한 회색 논리로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고 있어 일반 국민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조차 구분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망국의 병 ‘탓 문화’가 반드시 청산돼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면 탓에서 벗어나는 비법은 무엇일까. 바로 건강이다. 국민 개개인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면 긍정적, 열정적, 희망적,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용솟음치게 되며 자연스럽게 탓하는 마음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산으로 자주 가면된다. 맨발로 가면 더 좋고 명상을 하면서 걸으면 더 더욱 좋다. 명상맨발등산은 1석 3조(명상+맨발걷기+등산) 효과로 지상 최고의 건강법이며, 특히 ‘맨발의 청춘’은 이미 우리 조상에 의해 검증된 건강법이기도 하다.
명상맨발등산은 문명의 이기를 멀리함은 물론 잠시나마 순수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이 된다. 또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위축된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그라져 가는 꿈과 삶의 목표를 샘솟게 해주는 재충전 건강법이다.
특히 명상맨발등산은 단순한 건강법이 아닌 일종의 수행(修行)에 가깝다. 혼자 침묵 속에 명상을 하면서 맨발로 숲속을 걸어가면 저절로 자기반성→자기성찰→감사의 마음이 우러나게 되며, 비움의 마음까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지금 우리에게는 마음의 고향이 필요하다. 도심의 빌딩 숲에서 하루하루를 허둥지둥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며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은 산으로 가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명상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