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통독 상징도시 드레스덴에서 남북통일 독트린을 선언했다. 드레스덴 독트린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 대박론을 구체화하고, 미래 통일 한국으로 가기 위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의 3대 대북제안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비롯한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과 민생 인프라 구축, 그리고 동질성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남북한이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창구로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해 눈길을 끈다.
딱 50년 전인 1964년 박정희 대통령 내외는 차관을 얻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 대통령 전용기가 없던 시절, 한 나라의 대통령임에도 독일 정부 도움으로 겨우 독일행 비행기에 자리만 얻어 방문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독일을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은 “조국이 못살아 여러분을 이곳까지 보내 미안하다. 부강한 조국을 만들겠노라” 다짐하며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과 함께 울었다. 당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성실함이 담보가 돼 독일 정부로부터 빌린 차관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종자돈이 됐고, 그 못살던 나라가 50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됐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울었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그간 독일의 통일 전과 후를 직접 경험했다. 50여 년 전에는 금전적으로 나라에 도움을 줬다면, 이젠 그들의 독일에서의 삶 자체가 통일을 준비하는 한반도에 중요한 자원이 된 셈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여러모로 예비된 자들이 아닌가 싶다. 독일 통일의 초석이 된 것은 어느 작은 교회의 모임이었다. 노동자들의 단순 모임이 통일을 위한 정기 기도회로 승화되면서 동독 전체에 통일을 염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를 명분삼아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는 ‘국민이 통일을 원한다’며 동독 정치인들을 설득했고, 동서독 통일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진정한 ‘통일대박’을 이루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아래로부터의 통일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통일준비위원회는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이국만리에서 겪은 독일 통일 전후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실질적 효과를 알리는 일에도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