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이번에도 인원수 면에서는 큰 변동이 없고 다만 세대교체와 장성택 숙청 등으로 교체의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제12기 대의원 선거는 2009년 3월 8일 치러졌다.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인 이번 선거에서 김정은 시대 북한 권력집단의 변화가 얼마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경희의 재선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김경희는 장성택 처형 후 김정은 최룡해 등과 갈등하면서 현재 건강이 최악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가 만약 재선된다면 권력지형에는 파격적 변화가 없을 수 있다.
그 외 김격식 대장,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현철해 차수 등 당분간 잠적했던 인물들의 재선여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이용무 국방위 부위원장 등 고령들의 재선도 큰 관심사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특징은 군부 엘리트들이 상당수 의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의 100여 명의 사단장 중 최소한 10여 명 이상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며 인민군 상장(우리의 중장) 이상은 대부분 대의원으로 선출된다. 따라서 전체 대의원 687명 중 거의 4분의 1이 군인들이다. 김정은의 통치방식이 선군에서 선당으로 권력을 이동시키는 것인즉 이번에 군인들의 대의원 비율을 보면 그 의지쟁취가 판명나게 될 것이다.
북한에서 투표는 만 17세 이상의 주민들이 참여하며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난다. 하지만 군인들의 경우 새벽 6시부터 투표에 들어간다. 북한 법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선거구마다 단독으로 등록된 후보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한다. 찬성자는 투표지에 아무 표시를 하지 않고 투표함에 넣으면 되지만 반대자는 후보 이름에 가로로 선을 긋게 돼 있다. 이를 타인들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공개투표라는 지적을 받는다.
제12기 대의원 선거는 투표율 99.98%에 찬성률 100%를 기록했다. 북한은 선거마다 대의원 수를 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데 이 모든 것은 해당 당위원회에서 하며 최종 결정은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서 한다. 북한은 지난 1월 초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공고하고 선거를 관리할 중앙, 도·시·군, 군사 부문 선거위원회를 조직했다. 이어 각지에 선거구를 구성하고 선거구별 투표자 명단을 공시했으며 대의원 후보 추천과 등록, 공시 절차도 완료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 후보로 등록됐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선거 결과는 보통 투표 다음날 오후 중앙선거위원회의 당선자 명단 발표 형식으로 공개된다. 김정은의 제111호 선거구는 백두산선거구라고 명명했을 뿐 인민무력부 선거구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4월 30일이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제13기 제1차 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키게 된다. 유일영도체제와 전체주의 지배 아래서 무슨 정권교체냐 하겠지만 김정은 시대 새로운 정권은 나름대로 구색을 갖추게 된다. 김정은이 이번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자리에서 제1자를 빼느냐, 누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되고 경제 사령탑인 내각 총리에 누가 임명되느냐 등 관전 포인트는 흥미진진하다.
또한 이 정권이 거덜난 북한 경제 재건을 위해 어떤 정책을 채택하게 될지도 우리의 주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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