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엔화 약세(엔저)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여러 대외 악재 속에도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증가한 429억 89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입은 4.0% 증가한 420억 6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9억 2600만 달러로 2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올해 누적 흑자는 16억 8500만 달러다.
수출은 정보통신(IT)·자동차 등 전통적인 강세 수출품의 선전으로 아세안(ASEAN)·중국‧유럽연합(EU)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품목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신흥시장 수요가 확대된 무선통신기기가 34.5%로 가장 높았고 반도체 14.5%, 자동차 9.1%, 섬유류 4.9%, 컴퓨터 1.6%, 자동차부품 0.8%, 철강 0.4% 등이었다.
다만 석유제품(-15.4%)은 감소했고 LCD(-11.1%)도 수급불안정에 따른 패널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선박(-7.0%), 석유화학(-6.8%), 가전(-5.0%), 일반기계(-2.4%) 등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ASEAN·15.1%), 유럽연합(EU·10.6%), 중국(3.8%), 중동(2.5%)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였다. 유럽은 무선통신기기‧가전 등 소비재 수출이 늘었고 아세안은 선박 수출이 늘면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대중 수출 역시 일반기계 등 자본재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중남미(-11.9%), 미국(-6.7%) 등으로의 수출은 다소 저조했다. 엔저의 타격이 가장 큰 대일(對日) 수출도 9.5% 감소하면서 1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폭은 지난달(-19.8%)과 작년 12월(-12.6%)에 비해 줄었다.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경제위기론이 드리운 취약 신흥국(F5)의 경우 터키(29.3%)·브라질(24.5%)·인도(1.4%)로의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69.1%)·인도네시아(-34.9%) 등은 부진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9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래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평균 수출액은 휴일을 제외하고 실제 조업일수로 계산한 수출실적이다.
수입은 원자재 수입(-4.3%)이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용 장비, 무선통신기기·메모리반도체·액정디바이스 부품 등 자본재(12.6%)와 자동차 같은 소비재 수입(12.1%)은 증가했다.
수입 5대 품목을 보면 석유제품(17.8%), 철강(14.1%), 가스(8.9%) 등의 수입은 늘었고 원유(-10.1), 석탄(-4.3) 등은 감소했다.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89.7%), 무선통신기기부품(128.5%), 메모리반도체(22.9%), 액정디바이스(14.2%) 등 IT품목과 자동차부품(9.6%)의 수입이 증가했다. 소비재는 1500㏄ 초과 가솔린자동차(164.6%), 2500㏄ 이하 디젤자동차 등 자동차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게 눈에 띈다.
산업부는 “본격적인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되는 가운데 신흥국 위기로 수출이 애초 기대보다는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며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이후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