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마산 무학여중·고를 설립해 평생 지방 교육 발전에 심혈을 기울였던 서천수 전 이사장이 육필로 쓴 자서전적 에세이 <교육 혁명론-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마산의 오래된 역사와 학풍을 간직하고 있는 무학여중·고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말해 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따라서 동문가족들을 비롯한 근대사회의 학교 설립에 대한 참고 도서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교육혁명에 대해 “교육 분야에서 일체의 낡고 뒤떨어진 것을 없애고 새롭게 교육 사업을 개선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 일대 전환을 이루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 교육은 가난 단절의 수단이자 무지에 대한 탈출구이기도 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맏이로 태어나 15세에 건너간 뒤 일본에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는 가족 부양의 책임으로 귀향해 이후 25여 년 동안 지방 공무원으로 봉직했다. 늘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할 길을 모색하던 그에게 교육은 사회에 공헌하는 가장 좋은 길이었다. 전 재산을 털어 1967년 문교부 인가를 받아 덕명학원을 설립하고 1968년 무학여자중학교에 이어 72년에 마산여자상업고등학교(현 마산 무학여고)를 차례로 개교했다.
덕명(德明)이라는 이름은 당시 교유하던 범어사 말사인 성덕암의 이지원 주지스님이 지어준 이름이다. 대학의 첫 문장 대학지도(大學之道)는 재명명덕(在明明德)에서 따온 이름으로,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다는 의미다.
대학이라는 책이 위정자들의 치세를 다룬 책이긴 하지만 이지원 스님은 대학의 덕명(德明)이 치국평천하뿐만 아니라 수신제가에도 있다고 설명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꿈보다 해몽’ 덕에 덕명이라는 이름으로 학원이 설립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38년(1968~2006)간 덕명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한 그는 작금의 정치현실에서 학교 설립이나 명문학교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일부 정치인의 세태를 한탄한다.
학교를 발전시키고 교육을 개선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전부인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의 다양한 학교를 소중히 키우고 학생 교육에 내실을 기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혁명의 길이라고 믿는다.
서천수 지음 / 도서출판 레오 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