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지 기자] 한옥이 아름답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아름다움을 물으면 명쾌한 대답이 나오지 않음은 무슨 이유일까? 책은 예술을 보는 우리의 눈이 서양 고전미학에 익숙하다는 사실과 태생적으로 서양건축물과 다른 한옥의 문화적 특성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한옥을 보는 데 굳이 서양미학을 가져오는 것은, 우리가 미를 보는 보편적인 기준을 통해 한옥의 미를 보아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한옥에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숭고가 있다고 말한다. 자연의 속성인 형상을 인공적으로 해치치 않고 보존한다는 의미에서 한옥은 자연 자체를 담은 건물이 된다. 또 완성된 건물을 다시 자연의 흐름으로 되돌린다는 의미에서 한옥은 자연이 능동적으로 개입할 길을 넓게 열어 놓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로써 한옥의 숭고미가 확보된다.

특히 저자는 예술이라는 것은 활동이고 생활에서 나오는 흥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술은 결과에 생뚱맞은 이름을 지어 붙이는 관념놀이가 아니라 실제로 그 결과에 참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한옥은 관념에 그치는 아름다움이 아닌 생활과 밀접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한옥에는 인문학이 산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의 이야기를 듣듯 책을 읽고 나면 한옥이 왜 아름다운 건축물인지, 그것도 얼마나 현대적인 감각을 품고 있는지 공감할 수 있다.

이상현 지음 / 채륜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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