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피살당한 조선인 이름과 주소, 나이 등이 자세히 기록된 명부가 사상 처음으로 발견, 공개됐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3․1운동 피살자 명부도 처음 공개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피살당한 조선인 이름과 주소, 나이 등이 자세히 기록된 명부가 사상 처음으로 발견, 공개됐다.

국가기록원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개한 명부에는 3․1운동 피살자 및 일제 강제징병자 세부 명부도 포함돼 현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피해 보상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록원은 이번 명부가 1953년 이승만 정부에서 작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명부는 ‘3․1운동 시 피살자 명부(1권, 630명)’, ‘일본 진재 시 피살자 명부(1권․290명)’, ‘일정 시 피징용(징용)자 명부(65권․22만 9781명)’ 등 3가지 명부 67권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명부는 1952년 12월 15일 제109회 국무회의에서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내무부에서 전국적인 조사를 통해 작성한 명부로 1953년 4월 제2차 한일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특히 ‘3․1운동 시 피살자명부’는 1권 271매에 지역별로 모두 630명의 희생자가 실려 있으며 읍, 면 단위로 이름과 나이, 주소, 순국일시, 순국장소, 순국상황 등이 자세히 기록됐다.

그동안 3․1운동을 하다 순국한 독립유공자의 공식적인 수는 391명에 불과했는데 이번 발표로 독립유공자수는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진재 시 피살자 명부’는 관동대지진 희생자 이름과 본적, 나이, 피살일시, 피살장소, 피살상황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공개된 관동대지진 희생자 명부는 1권으로 총 290명의 명단이 기록돼 있다.

‘일정 시 피징용(징용)자 명부’에는 지금까지 작성된 피징용자 명부 중 가장 오래된 원본기록으로 65권 22만 9781명의 명단이 담겼다.

명부는 1957년 한국 정부가 작성한 28만 5771명의 왜정 시 피징용자명부에 비해 5만 5990명이 적은 명단을 기록하고 있으나 기존 명부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생년월일과 주소 등이 자세히 나와 사실 확인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실제로 경북 경산지역 피징용자 4285명 중 1000여 명이 종전 명부에 없는 새로운 명단이라고 국가기록원은 밝혔다.

이날 공개된 67권의 명부는 지난 6월 주일대사관 청사 신축에 따른 이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국가기록원은 이를 이관받아 명부별 분석작업을 거쳐 공개됐다.

국가기록원은 이들 명부가 정부수립 직후 우리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전국적인 조사를 통해 작성됐다는 것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잔인무도한 일제의 관동대지진 한국인 학살 현장 및 위안부 징집, 비운의 조선왕실 등 한반도의 100년 전 모습이 담긴 ‘100년 전 사진으로 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진전이 IBK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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