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재벌닷컴)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지난해 국내 30대 민간그룹의 부채가 6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30대 민간그룹의 비금융 계열사 재무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총 부채가 574조 9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말 313조 8000억 원보다 83.2%(261조 1000억 원)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30대그룹 중 8곳은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실적 부진이 겹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대 민간그룹 전체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평균 83.2%를 기록해 지난 2007년 평균 88.7%보다 5.5%p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28개 그룹의 부채비율은 평균 113.7%에서 115.4%로 오히려 1.7%p 높아졌다.

특히 동양, 한진, 현대, 금호아시아나, 동부, STX그룹 등 6곳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위험수준인 2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동양그룹은 지난 2007년 146.7%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231.7%로 수직상승했고, 한진그룹이 174.5%에서 437.3%, 현대그룹이 157.7%에서 404.1%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또 STX그룹이 170%에서 256.9%,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82.5%에서 256.9%, 동부그룹은 231.5%에서 259.4%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됐다.

반면 작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곳은 영풍그룹, 현대백화점그룹, 삼성그룹, KCC그룹, 롯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CJ그룹, SK그룹, 신세계그룹 등 10곳이었다.

지난해 30대 민간그룹 중 8곳은 영업수익으로 금융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STX, 동국제강, 현대, 한라, 한진중공업, 한진, 두산, 동양그룹 등 8곳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금융이자로 나눈 배수)이 1 미만으로 나타나 금융이자가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특히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STX그룹을 비롯해 동국제강, 현대그룹 등 3곳은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빚을 내서 금융이자를 갚아야 하는 이른바 ‘빚 돌려막기’에 급급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STX그룹은 지난 2007년 10.77배를 기록했던 이자보상배율이 작년 말 -8.35로 급락했고, 동국제강그룹은 7.34배에서 -4.84배, 현대그룹은 2.91배에서 -1.11배, 한라그룹은 2.07배에서 -0.74배로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삼성그룹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영풍, 현대백화점, 부영, SK그룹 등 6곳은 영업이익이 금융이자의 10배 이상으로 나타나 재무 안정성이 매우 높았다.

또 영풍그룹(24.37배→42.32배)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그룹(19.52배→33.94배), 부영그룹(0.9배→12.41배), SK그룹(4.18배→11.14배) 등도 이자보상배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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