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베드로‧김희태, 북한 종교박해 실태 시각화한 책 ‘박해’ 발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북한에서 기독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돼 박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터기 기독교인, 지하교인, 신지하교인이다.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목사)와 북한인권개선모임(김희태 사무국장)이 최근 출간한 ‘박해’ 도서에 따르면 이 기독교인들은 각각 다른 처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현재 그나마 가장 경미한 박해를 받고 있는 그룹은 ‘그루터기 기독교인’. 그루터기 기독교인은 말 그대로 해방 후부터 북한에 그루터기로 남은 기독교인을 가리킨다.
해방 후부터 북한 공산당 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기 시작한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북한 당국의 요구에 불응해 항의했고, 수많은 목회자와 신앙인들이 순교를 각오해야 했다.
이 중 대다수가 순교를 당하거나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유배를 당했다. 이후 1972년 김일성의 대사면으로 유배당했다가 돌아온 그루터기 신앙인들이 현재 공식적인 교회인 봉수교회, 칠골교회, 제일교회 및 520여 개 가정예배소에서 표현을 하지 못한 채 신앙을 하고 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일부 신앙인들은 그루터기 지하교회를 이뤄 신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그룹인 ‘지하교인’은 지하교회에서 신앙하고 있는 신앙인이다. 해방 후 공산당 정권에 반대한 기독교인과 한국전쟁 후 연합군에게 협조했던 기독교인을 색출해 처형하고 단순 가담자와 그의 가족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
또 북한은 1967년부터 1970년 9월까지 주민재등록사업을 벌이고 북한 주민을 51개 계층으로 구분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42번이 부여돼 일반감시 및 특별감시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발각되지 않은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외부로 드러내지 못하고 지하교인으로서 살아야 했다. 혹여라도 발각되면 정치범수용소 등에 보내져 생체실험, 특수부대의 훈련용 마루타가 돼야 했다.
마지막 그룹인 ‘신지하교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식량난을 거치며 탈북행렬이 늘어나면서 중국 기독교인들과 현지 선교사들을 만나면서 형성됐다.
이들은 식량과 함께 성경을 듣고 북한으로 돌아가 신앙생활을 했고, 중국 체류가 길어지는 북한 주민은 성경을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에는 중국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선교사가 수백여 명에 달했다. 이런 과정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탈북자들이 체포돼 강제 북송될 때에는 성경, 십자가가 나오기도 했다. 북한은 이들의 죄를 경감해주겠다고 회유해 다른 탈북자 기독교인에 대해 제보를 하게 만들었다. 발각된 이들은 현재 교화소에 수감돼 고초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베드로 목사는 “지금도 북한 지하교인들은 엄청난 박해를 받고 있으며 아직 발각되지 않은 지하교인들은 마음을 졸이며 공포와 두려움 가운데 신앙의 힘을 의지하고, 하루하루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고 있다”며 “개신교가 보수-진보진영으로 나뉠 게 아니라 언젠가 이뤄져야 할 통일을 위해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통전적 선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