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관계 냉각 국면… “영향 제한적일 수도”
[천지일보=명승일·임문식 기자] 한중 정상회담 이후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향방이 주목된다.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현재의 남북관계는 냉각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고리로 남북대화의 끈이 다시 연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26일 중국 관영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하겠지만, 남북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면서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긍정적으로 화답하는 옳은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북한 지원을 늘리고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우리 정부와의 대화에 나올 수 있느냐다. 한편에선 중국이 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압박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북한은 그러나 남북대화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남북회담이 무산된 데 이어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됨으로써 북한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최고 존엄’으로 인식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발언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북한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27일 “괴뢰 보수 패당이 우리의 승인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뇌 상봉 담화록을 공개한 것은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 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절대 용납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또 “괴뢰 보수 패당이 말끝마다 신뢰요 뭐요 하지만 가장 신성시해야 할 북남수뇌분들의 담화록까지 서슴없이 당리당략의 정치적 제물로 삼는 무례무도한 자들이 그 무슨 신뢰를 논할 체면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의 문은 열어놓겠지만, 쉽게 대화에 응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한중 정상회담이 남북대화 재개나 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측 입장에서도 북미, 북중 관계를 고려해 형식적이나마 남북대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대화에 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