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이어 6일 연극 ‘순이 삼촌’ 개막

▲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 ‘순이 삼촌’이 현충일인 6일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막을 올린다. 연극 ‘순이 삼촌’에 출연하는 배우 양희경과 배우 백성현. (사진제공: (주)컴퍼니다)

현기영 소설 원작으로 해 관객과 교감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수면 아래 잠들어 있던 제주 4.3사건이 영화 ‘지슬’에 이어 연극 무대에서 재조명돼 각계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순이 삼촌’은 1978년에 발표된 현기영의 중편 소설로, 본격적인 4.3문학의 시발이자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현기영이 ‘북촌리 학살 사건’을 취재하고 그것을 기본틀로 삼아 소설을 창작한 만큼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

금기처럼 여겨지며 침묵을 종용받았던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문제 삼은 작품에서 작가는 작중 인물을 통해 제주도 민중의 억울한 죽음을 당당히 증언해야 함을 역설했다.

오랫동안 잊혀지기를 강요당해왔던 제주 4.3사건의 비극적 역사를 사회적으로 인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의 공연화를 통해 침묵의 역사를 돌아보며 관객과 교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해와 상생의 4.3특별법 정신은 명확한 진실규명과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 희생자 유족의 명예회복과 정당한 배‧보상이 이뤄지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교훈으로 삼자는 것이다.

제주도는 정부가 지정한 ‘세계평화의 섬’이다. 단순한 영토가 아니라, 아픈 과거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으로 절대 반복되지 않아야 할 비극적인 사건을 상기하며 평화의 정신을 지켜나가자는 취지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최근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 ‘지슬’이 한국영화 최초로 29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4.3사건은 우리가 망각해서는 안 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번에 개막할 연극 ‘순이 삼촌’은 과거의 이야기를 그려낸 ‘타임머신’ 혹은 ‘모래시계’에 그치지 않는다. 연극은 비극의 역사를 공연화해 다시 한 번 우리 과거 역사의 아픈 상흔과 슬픈 자화상을 그릴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아직도 미지의 세계로 다가오는 제주도 문화에 대한 재조명을 이뤄내며 우리나라 고유한 문화의 유산을 보다 폭넓고 다양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오가며 결코 현재가 과거 없이 존재할 수 없음을 끊임없이 상시시킨다. 또 다양한 상징적 코드를 이용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더 깊이 있게 만들고, 젊고 새로운 감각을 작품에 불어 넣어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선보인다.

여기에 브라운관과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해온 대표적 배우 양희경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백성현 등 뛰어난 표현력을 가진 전문 연기자를 캐스팅해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 ‘순이 삼촌’ 역을 맡은 배우 양희경 (사진제공: (주)컴퍼니다)

이 작품에서 ‘순이 삼촌’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평범했던 누군가의 딸, 남편에게 사랑 받으며 화목한 가정을 꾸려오던 ‘아내’ 그리고 자식을 귀하게 키워온 ‘어머니’ 등 모든 세대와 성별을 넘어서 대입가능한 지점에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순이 삼촌’은 평화롭게 살아오던 한 여성이 제주도 4.3사건을 겪으며 극적으로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점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요구하는 역할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공연에서는 그간 수많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와 만나오며 친숙한 이미지를 형성해온 양희경을 ‘순이 삼촌’ 역으로 캐스팅했다.

뿐만 아니라 아역 탤런트로 시작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며 외모와 더불어 연기력을 갖춘 차세대 연기자로 주목받아온 백성현도 출연해 이 작품에 더욱 생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여기에 스태프들의 면면도 힘을 보탠다. 예술 감독으로는 오랜 세월 대중의 곁을 지키며 모
범적인 연기자로 귀감을 사고 있는 배우 ‘이순재’가 참여해 작품의 균형미와 조화도를 높일 예정이다.

연극 ‘순이 삼촌’은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하며, 좌석은 전석 5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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