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개연, 조용기 목사 일가에 대한 철저한 수사 촉구
“한국교회 밝은 미래 위해 한기총 자진해체 해야”
소송 제기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 일침
“한국교회 목회자는 치외 법권 지역에 사는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조용기 목사 부자를 고소해 지난 3월 교회로부터 제명‧정직처분 등을 받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조 목사를 지적하고 나섰다. 조 목사 일가가 교회 재정을 사유화하는 비리를 저지르고도 회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일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의도순복음교회 박성태 장로는 조용기 원로목사를 겨냥해 “(교회) 지도자나 목회자는 죄를 지어도 사회법에 적용받지 않는다. 치외 법권 지역에 사는 것인가”라며 “목사 한 사람이 아니라 온 가족을 동원해 저지른 많은 비리가 다 밝혀졌음에도 당사자(조용기 원로목사)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조용기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때문에 재정비리 내역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장로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문제는 개별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명백하게 사실이 밝혀져서 교회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태 장로는 조용기 목사 부자를 고소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의 대표자격으로 발언했다. 3일 교회개혁실천연대(교개연)도 조 목사 부자의 재정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개별교회 문제만으로 보지 않았다.

교개연은 아울러 조 목사를 옹호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함께 지적했다. 이들은 한기총이 검찰의 재정 비리 수사로 위기에 몰린 조용기 목사를 도와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은 이를 이용해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개연 구교형(찾는이광명교회 목사) 집행위원은 성명서를 통해 “부패집단 한기총은 더 이상의 경거망동을 멈추고 자진 해체하라”고 강조했다. 교개연은 한기총이 여성스캔들로 조용기 목사를 비판했다가 급선회해 갑자기 노벨평화상으로 추대하는 등 모순된 행태를 지적하며 “사면초가의 위기를 당한 처지를 되돌려보려는 한기총의 꼼수”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조 목사에 대한 수사를 멈추고 고발한 장로들을 징계하도록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에게 온갖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미 그 부패함과 권력지향성으로 한국교회 앞에 일말의 대표성도 없는 한기총이 여전히 한국교회의 대표임을 자임하면서 벌이는 공교회 유린과 부당한 압력행사를 보며 비통한 마음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자진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용기 목사 일가에 대한 수사는 지난 2011년 여의도교회 장로 29명이 조 목사와 아들 조희준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고발 이후 당회 운영위원회는 조 목사를 고발한 대표 3명에 대한 제명안을 당기위원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고발 내용 중 ▲비상장 주식을 시세보다 과도한 가격으로 매입한 ‘아이서비스 주식 매입’ 사건 ▲가치 없는 주식과 채권을 받고 부동산을 매각한 ‘영산아트홀 매각’ 사건 ▲‘맥기술의 벤처투자조합 출자’로 교회 재정 약 335억 원이 손실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며 제명안은 부결됐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2년 2월 조 목사의 재정비리를 조사해온 ‘교회의혹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해체하고 ‘교회안정과화해를위한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소한 장로들을 다시 압박했다. 이후 올해 3월 13일 당회는 고소 장로 중 3명은 제명, 25명은 정직처분을 내렸다.
게다가 담임 이영훈 목사는 같은 달 5일 서울지검을 방문해 “영적인 리더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조 원로목사에 대해 어떠한 법적 처분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기총도 이를 지지하는 광고문을 일간지에 게재했다.
이에 교개연은 이영훈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다. 교회 측은 회신을 통해 “이미 엄정한 국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현재 결과를 겸허히 기다려야 할 때라 생각한다”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여론 재판화’의 가능성과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른 한국 교계의 혼란을 우려한다”며 면담을 거절했다.
조용기 목사에 대한 수사가 축소될 것을 우려하는 개신교계 내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