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보수 개신교 연합기관 통합 논의가 진적을 보이지 않자 한기총 전 총무들이 나서 한국교회 통합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5차 기독교발전포럼이 열린 모습. (출처: 유튜브 방송 캡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보수 개신교 연합기관 통합 논의가 진적을 보이지 않자 한기총 전 총무들이 나서 한국교회 통합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5차 기독교발전포럼이 열린 모습. (출처: 유튜브 방송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기독교 연합기관 통합 왜 필요한가?’

국내 주요 교단이 속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활발하던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 통합 논의가 최근 또다시 시들해지자 이번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역대 증경 총무들이 나와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통합을 촉구했다. 국가발전기독연구원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제5차 기독교발전포럼’에서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안착된 이후 국내 개신교는 크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진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보수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 나뉘어왔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대표회장 금권선거 등 논란을 발단으로 한기총에서 교단들이 나오게 됐고, 이런 교단들이 모여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새로운 연합기관을 창설했다. 

연합기관이 분열하면서 그 목소리에 힘을 잃자 통합을 요구하는 교계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치되지 못하는 모습 등으로 교회가 신뢰도와 영향력을 잃게 되자 위기감이 더해졌다.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인 소강석 목사는 지난 1월 한기총 신년하례예배에 참석해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분열한 대가를 지난 2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혹독하게 당했다”며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종 이해가 얽히고 설키면서 각 기관의 통합 논의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진행 중인 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등 보수 연합기관 통합 논의 마저 내부적 이해관계에 따라 2년간 공회전만 거듭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교계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이날 포럼 역시 한국교회 통합의 미래를 걱정하는 원로들의 자성과 제안으로 뜨거웠다.

한창영 목사는 “연합기관의 분열은 코로나19 사태 속 대정부를 상대하는데 큰 걸림돌이 됐다”며 “정부나 방역당국이 불교나 천주교 등 타종교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면서도 유독 한국교회에 대해서만큼은 매우 혹독하게 종교차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정부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에 하나의 결집된 힘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발제자들은 먼저 연합기관의 분열은 신앙보다는 목회자나 기관 개인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데서 비롯한 것으로 봤다.

김운태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결국 교계가 분열하는 것은 모두 기득권 싸움 때문”이라며 “통합을 위해서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바보고 못나서가 아니라 주님의 이름으로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제안을 하며 “지도자(목회자)가 부정 부패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총이 한국교회 최대 연합기관으로 꼽히던 시절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 ‘10억원을 쓰면 당선, 5억원이면 낙선한다’는 10당 5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정부패가 공공연했다. 한기총 내 목사들의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통합을 망설이거나 또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노렸던 일부 한기총 내 세력들이 현재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영률 목사는 연합기관 통합의 장애물을 지도자들의 ‘욕심’으로 봤다. 그는 “한국교회 통합의 문제점은 지도자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걸 권력으로 생각한다”며 “봉사와 헌신으로 생각하고 낮아져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또 “한기총에 돈봉투가 날라다니면서 난장판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일급호텔을 빌려가지고 선거캠프로 사용하면서 (돈)봉투를 돌리다던지 고가의 음식을 대접한다던지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교단부터 소형교단까지 각 책임자들이 대화를 해야 하는데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니 대화를 못하고 있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당연한 듯 따끔한 일침도 이어졌다. 박천일 목사는 “한국교회 분열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한기총을 비롯해 분열의 책임을 지고 한국교회가 회개하는 운동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방도 금지했으면 좋겠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 너무 많다”면서 “기관, 교단, 교회, 개인이 회개하면서 통합운동을 해야 하나님께서 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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