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 해단

“공교회 권위와 위상 보여줘”

한쪽에선 “5년 정교유착 서막”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참석으로 이목이 쏠린 올해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이에 대한 개신교 내부의 평가는 ‘극상’과 ‘극하’로 엇갈렸다. 한쪽에선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가 공교회의 권위와 위상을 보여준 복의 통로가 됐다고 자축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정치 모리배들의 만찬장’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교계에 따르면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지난 1일 김포 두란노교회에서 해단식 및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이날 설교를 맡은 소강석 목사는 “하나님의 주권으로 어찌어찌해서 부활절 연합예배가 잘 됐다”며 “VIP(윤 당선인) 등이 오실 수 있도록 특별히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리게 됐다. 우리가 이렇게 공교회의 권위와 위상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저희가 이렇게 공공재로 쓰임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며 “하나님의 한 치 오차 없는 마스터플랜, 디자인에 의해 이뤄진 일들이다.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뤘다”고 자찬했다.

격려사를 전한 대회장 이상문 목사는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누리는 예배를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다”며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 침체됐던 한국교회가 폭발하는 임계점을 돌파하고 이미지가 개선되는 전환점이 돼 부흥운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74개 교단이 공동 주최한 ‘2022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달 17일 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특히 이 예배에 윤 당선인이 참석해 교계 안팎의 이목이 쏠렸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지금 우리는 수많은 위기와 도전 앞에 서 있다. 대내외의 환경은 엄중하고 저성장, 양극화 시급히 해결할 과제”라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우리 국민의 위대함이 함께한다면 모든 어려움과 위기도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목사들의 입에선 윤 당선인에 대한 찬양·칭송이 쏟아졌고, 이에 대해 일각에선 부활절 연합예배가 종교적 의미를 잃고 ‘정치무대’로 전락했단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부활절 연합예배 설교자로 나선 소 목사는 “한국교회를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주신 윤 당선인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며 설교 초반부터 윤 당선인을 추어올렸다.

또 “새 대통령이 되실 윤 당선인께도 하나님을 경외하고 한국교회와 잘 소통해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하거나 “이때 박수를 쳐야 한다”라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당선인의 여의도순복음교회 방문은 두 번째로 그는 지난해 10월 2차 예비경선(컷오프) 이후 첫 주말 성경책을 들고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방문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눈을 감은 채 기도를 하고, 손뼉을 치며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윤 당선인을 향한 ‘무속 논란’이 제기되고 있을 때라 교회 방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한국의 대표적인 극우 목사인 김장환 목사를 비롯한 보수대형교회 목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한국 보수 진영 목회자들의 정치밀착 행보가 최근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고 조용기 목사 빈소를 찾은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등이 안수기도를 해 논란이 됐다. 사진은 당시 안수기도를 하는 목회자들의 모습.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캡처)
한국 보수 진영 목회자들의 정치밀착 행보가 최근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고 조용기 목사 빈소를 찾은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등이 안수기도를 해 논란이 됐다. 사진은 당시 안수기도를 하는 목회자들의 모습.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캡처)

지난해 9월 15일에는 고(故) 조용기 목사 장례식장에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등 대형교회 목사들로부터 단체 ‘안수기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정 대선 주자를 위해 목회자들이 단체로 안수기도를 올린 것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형교회 목사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등과 같은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개신교 시민단체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를 정교유착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 이들은 참회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부활절 연합예배는 정치모리배들의 만찬장이자 정치권력 앞에 엎드린 목사들의 탐욕과 이기가 분수처럼 폭발한 현장이었다”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서 영광 받으셔야 할 그리스도는 사라졌고 그 자리를 대통령 당선인이 대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예배는 한국교회의 주류를 자처하는 보수 교회와 교단들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보여줄 정교유착의 서막이었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스스로 말하지만, 그 위기를 만든 이들이 자기 자신임을 왜 모르는가”라며 회개와 자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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