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KPMG 자료를 인용해 “자율주행자동차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71억 달러에서 2035년 1조 달러로 연평균 4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0년 시중에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 이상이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발전단계 레벨0~레벨5로 나눈다. 이 중 레벨3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차량을 주행하되, 위급 상황일 경우 시스템 요청에 따라 운전자가 차량을 통제하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를 말한다. 전 세계는 주요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테슬라는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기술을 공개하며 완전자율주행모드(Full Self-Driving)를 홍보하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는 2020년까지 누적 주행거리가 3200만km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도 2021년 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승인 규정(UN-R157)을 충족하는 S클래스를 출시했다.
일본 혼다도 2021년 3월 레벨3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차인 레전드를 출시했다. 혼다 레전드 레벨3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마련한 자율주행 형식 인증으로, 고속도로 주행과 시속 50km 이하로 일반도로에서 주행할 때와 같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 대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2년 말까지 레벨3 기술로 평가받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인 ‘HDP’를 개발해 제네시스 ‘G90’에 탑재할 예정이다. HDP는 손을 떼고도 시속 60km 범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교차로에선 스스로 가·감속을 해준다.
세계 각국 정부도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을 위해 법·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은 관련법 개정 후에도 기술 발전 단계에 맞춰 법률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한경연은 한국의 자율주행 시범서비스 주행거리와 데이터 축적 규모가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분석,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자율주행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레벨3 차량이 실제 주행할 수 있는 법률적 요건을 이미 구축했다. 미국은 2016년 연방 자율주행차 정책(FAVP)을 발표하고 레벨3 이상 차량의 주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독일도 지난해 레벨4 완전자율주행차의 운행을 허용하는 법을 제정해 연내 상시 운행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일본은 혼다의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시판을 승인한 상태다.
우리나라도 규제 정비를 추진 중이지만 더디다. 미국은 무인 시범운행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임시 운행만 가능하다. 시범운행에서조차 대부분 사람이 보조운전자로 탑승해야 한다. 주행 도로도 시범구역 내 특정 노선으로 제한돼 있어 테스트를 통한 기술 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제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법제도가 기술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관련법 정비를 빠른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개발과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자율주행 모드별 운전자 주의의무 완화 ▲군집 주행 관련 요건 및 예외 규정 신설 ▲통신망에 연결된 자율주행차 통신 표준 마련 ▲자율주행 시스템 보안 대책 마련 등 관련법 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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