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주민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손된 건물에서 창문 수리를 하고 있다. 2022.03.2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203/809444_832198_1951.jpg)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우크라이나 전역을 ‘비무장화’ 하겠다며 침략을 강행한 러시아 군이 전략을 수정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침공 한 달 만에 목표를 전환하자 외신에서는 러시아가 주요 도시 점령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돈바스 지역이라도 확보해 최소한 체면치레를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재 1단계 작전은 대부분 완료됐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잠재력이 상당히 감소해 주요 목표인 돈바스 지역 독립분리 작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돈바스 독립 작전에 주력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군사기반을 파괴하는 등 군사작전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은 “현재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의 93%, 도네츠크 지역의 54%를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축소시킨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번 전쟁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 아니냔 목소리가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목표를 다시 짜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면치레라도 승리를 주장하기 쉽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서방 관리는 “러시아가 키이우 장악에 분명히 실패했다”며 “돈바스 확보라는 새로운 작전에 성공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원격으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3.1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203/809444_832199_1951.jpg)
실제로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수렁에 빠진 상태다. 수도 키이우는 물론 남부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마리우폴도 아직 통제권을 쥐지 못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반격으로 러시아군의 피해는 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국경 인근 의료기관들에는 전쟁 중 다친 러시아군이 상당수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시작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1만 60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가 밝힌 1351명이 사망하고 3825명이 부상했다는 내용과 차이가 크다.
러시아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병사들의 사기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러시아 지휘관이 부대원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군 분석 전문가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쟁의 목표 범위를 실제로 축소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성명은 새로운 군사력 보강을 위한 속임수 동작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BBC에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의도를 재평가할 필요성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