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해 도시와 군사기지를 공습하고 3개 지역에서 병력과 탱크를 투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트기 전 TV연설을 통해 선전포고를 한 후 우크라이나 수도 여러 전선에서 이날까지 폭발음과 총성이 들렸고 최소 137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가 진 후 여러 전선을 넘나드는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자국 침공으로 지금까지 137명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사망하고 316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새벽 공개된 영상 연설에서 이들을 영웅이라고 칭하며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주장과 달리 러시아군이 민간이 사는 동네까지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러시아)은 사람들을 죽이고 평화로운 도시를 군사적 표적으로 만들고 있다. 그것은 반칙이며 절대 용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러시아 선박이 흑해 항구인 오데사 남쪽의 즈미이니섬을 포격해 국경수비대원 13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이 섬은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 러시아 침공에 맞서기 위해 전면적인 국가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90일간 발효되며 우크라이나 내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 전체가 소집된다. 또한 18~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무실의 한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했다고 말했다. 이 발전소는 우크라이나 수도에서 벨라루스로 가는 최단 경로를 따라 위치해 있다.
키예프 외곽의 호스토멜 공항에서도 전투가 벌어졌으며 러시아 낙하산 부대가 상륙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비행장이 탈환됐다고 밝혔고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근처로 진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동쪽의 수미와 가르키우, 남쪽의 헤르손 지역에서도 격렬한 교전이 보고됐다.
300만명이 거주하는 키예프 서쪽 방향 고속도로는 주민들이 차에 갇힌 채 폭격을 두려워하며 탈출을 시도해 5개 차선에 걸쳐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우크라이나인 10만명이 집을 떠났다고 밝혔다. 수천명이 루마니아, 몰도바, 폴란드, 헝가리 등 인접 국가로 이동했다.
미국과 서방 등은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고 침공에 대한 대응을 모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기 위해 미군 파견을 배제했지만 추가 병력과 비행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을 강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과 협의한 후 은행과 국영기업에 대한 제재와 함께 러시아의 통화 사용 능력을 저해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영국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뿐만 아니라 은행들을 목표로 삼았다. 유럽연합(EU) 지도부는 27개 회원국이 러시아 자산 동결을 포함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의 행동을 ‘침략’으로 묘사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러시아를 옹호했다.
인구 4400만명의 민주주의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면적 면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다. 소련이 붕괴될 때 독립을 투표했고 최근 나토와 EU에 가입하려는 노력을 강화해 러시아를 격분시키고 있다.
몇 달 동안 침공 계획을 부인했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적들이 러시아로부터 파낸 인공 건축물이라고 불렀다.
러시아에서도 자국의 침략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었다. 경찰은 53개 도시에서 반전 집회에 참가한 1600여명을 체포했으며, 당국은 ‘허위 정보’가 실린 언론 보도를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