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지난주 대비 10.1원 오른 리터당 1632.0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로 인해 지난주까지 9주 연속 하락했다. 주간 평균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상승한 것은 10주 만이다. ⓒ천지일보 2022.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3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2.2.8

우크라 갈등 불확실성 키워

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지속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작년 10월부터 4개월째 3%대 상승률을 기록한 소비자물가가 유가 강세 등의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내내 오름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더 공격적으로 가져가 연 1.75%까지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에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선 것은 작년 10월(3.2%) 9년 8개월 만이다.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을 기록하다가 이후 2% 이하에서 움직였으나 작년 4분기부터 3%대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시장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2월과 3월에도 3%를 계속 넘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유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 갈등, 예멘 반군의 아랍에미리트(UAE) 공습 등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원유 증산 유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4달러(2.26%) 급등한 배럴당 92.31달러에 거래돼 종가기준으로 2014년 9월 29일 이후 가장 높았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WTI 기준으로 올해 여름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000년 이후 2분기에 유가(WTI)가 하락할 확률은 36%로 낮았고 떨어진 해에도 20% 이상 급락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게 변 연구원의 설명이다.

변 연구원은 “유가의 매년 2분기 평균 상승률은 12%에 이른다”며 “현재 수준을 1분기 종가로 가정하고 2분기 평균 상승률 12%를 적용하면 2분기 유가는 103달러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유가뿐 아니라 서비스 물가도 염려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개인서비스물가 상승률은 3.9%로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음식과 숙박, 오락과 여가 등 경제 재개 관련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물가는 지속성이 높아 물가 상승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2∼3월에도 3% 이상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가 완화해도 물가 상승세는 완만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 오름세와 원재료비, 인건비 부담에 따른 외식 가격 인상 속도를 고려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분기에 3%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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