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이 24일 경북 구미시 경북교육청 연수원에서 열린 ‘2019 구미 현장 소통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임 교육감은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드는 구미시에 기대가 크다”며 “따뜻한 경북교육에 구미시도 함께 할 것”을 당부했다. ⓒ천지일보 2019.4.24
[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이 24일 경북 구미시 경북교육청 연수원에서 열린 ‘2019 구미 현장 소통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교육 기관에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천지일보는 해당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취재하고 교육청의 편파 행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심층 보도를 기획했다. 제6보에서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의 신호탄이 된 경상북도교육청의 사업 수행에 대해 알아본다.

경북교육청, 3일 수의시담 실공고 올려

총 두 번의 유찰 만들어내기 위한 절차

상반기 남은 예산 더해 260억원 규모

원하는 사업자인 KT와 수의계약 예정

경북교육청 “잘 모른다. 조달청이 했다”

“단독 입찰로 유찰 없어도 계약 가능”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경북교육청이 지난 3일 ‘2021년 하반기 학교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서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공고를 올렸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일로, 이는 사실상 1차 공고때 단독 입찰로 들어온 사업자와 계약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교육청, 6일짜리 실공고 올린 이유

경북교육청이 이번 사업에 쓰는 예산은 대략 260억원이다. 이는 상반기에 진행한 사업에서 남은 예산인 50억원가량이 이월된 수치다.

앞서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상반기 다수공급자계약(MAS) 방식으로 공고를 올렸으며 중소기업이 낙찰됐다. 그러자 하반기 사업에서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택했고 이에 반발한 사업자와 법정 공방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사업 수행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그런데 법원이 지난해 말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사업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줬고 이에 경북교육청은 3일 수의시담 공고를 올렸다.

지난 3일 경상북도교육청이 올린 수의시담 공고.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캡처)
지난 3일 경상북도교육청이 올린 수의시담 공고. (출처: 조달청 나라장터 캡처)

다만 말이 공고지 사실상 1차 공고 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예산이 남으면 (기기 대수를) 증량하는 게 관행인데 (경북교육청은 이를) 하반기로 이월했다”며 “사실상 원하는 사업자에게 예산을 몰아주면서 계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공고 담당자인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공고는 조달청이 올렸고 문제가 있다면 조달청에 문의를 하는 게 맞다. 저희는 잘 모른다”며 “코로나19 이후로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사업자가 단독으로 입찰에 들어와도 유찰·재공고 없이도 해당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 위급 상황 등 예외 사항이 있지만 이 경우에도 한 번의 유찰이 있어야 하며 보통의 경우 단독 입찰 후 두 번은 유찰이 돼야 그 사업자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저 말이 사실이라면 그냥 KT와 수의계약을 진행하면 되는데 이번에 공고를 또 올린 것은 어떻게든 법령 규정대로 두 번의 유찰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기기 협상 계약, 언제부터 시작됐나

학교 단위가 아닌, 대형 입찰 건 중에서는 경북교육청이 지난해 처음으로 해당 사업을 수행한 교육청이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대형 입찰 건이었던 대구시교육청부터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공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교육청이 협상 계약 공고를 띄웠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교육청) 이전까지 스마트기기 사업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한 적은 없었다”며 “본인들이 예상하지 못한 사업자(중소기업)가 낙찰되니 특정 대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입찰 방식을 바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때부터 어부지리로 SI 업체가 제안서를 작성하고 협상만 하면 사업 수행 비용 중 일부를 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현재의 대기업 독무대식 입찰 방식이 완성됐다. 해당 사업에서 가장 계약을 많이 따낸 SI 업체인 KT의 경우 계약을 맺는 역할만 하고 매출에서 15% 이상을 가져간다.

경북교육청 전경. (제공: 경북교육청) ⓒ천지일보 2021.1.18
경북교육청 전경. (제공: 경북교육청) ⓒ천지일보 20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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