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마트노조 부산본부가 19일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의 폐점을 막고 재입점 확정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201/791888_812526_4142.jpg)
모진 칼바람 맞서 38회 투쟁
“일터와 가족의 생존권 문제”
노조·주민·사측 상생 첫 사례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마트노조 부산본부가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의 폐점을 막고 재입점 확정 사실을 발표하며 10개월의 긴 여정 끝에 비로소 웃음을 보였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부산본부는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트 노동자들이 끝까지 싸워서 해냈다”며 “이는 민주노총과 지역주민들, 시민사회, 진보정당, 시의원들까지 한마음으로 뛰어 얻어낸 값진 승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개월 동안 간부들의 삭발, 시청 앞 피켓선전, 현장 투쟁, 칼바람에 맞서 38회에 걸쳐 매주 가야점 앞 금요집회, 1만 4000여명의 서명운동 등 눈물겨운 투쟁을 벌여왔다.
안수영 마트 노조 부산본부장은 “기어이 우리의 일터를 지켜내고 승리했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 매각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을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정신이 아득하다”며 “유통업계 2위, 전국 매출 5위 안에 드는 이 가야점을 투기자본의 돈놀이와 부동산 투기를 위해 1000여명이나 일하고 있는 일자리를 갑자기 없애버린다는 소식은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피땀 흘려 성장시킨 우리의 일터고 우리 가족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에 물러설 수 없어 투쟁을 결심하게 됐다”며 “10개월 동안 정말 힘겹고 눈물나는 투쟁이었지만, 정말 잘 싸웠고 마침내 승리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노기섭 의원은 “부산시가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쉽지가 않다”며 “그러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좋은 선례를 남긴 것 같다”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여러 가지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해결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가야점을 부동산개발사인 MDM그룹에 매각했다. 이처럼 가야점에 불어닥친 폐점 위기는 마트노조만의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었다.
홈플러스 매각이 결정된 6월, 부산시의회는 본회의에서 ‘홈플러스 가야점의 일방적 폐점 규제와 고용안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지역주민 5000여명도 폐점 반대 서명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가 폐점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부산시의회 도용회 의원은 “유통업계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자금유동화 카드를 빼든 사측에 의해 구조조정 위기에 몰렸던 가야점이 폐점 대신 재입점을 확정지은 결과는 마트 직원, 주민, 사측이 상생하는 첫 사례로 만들어졌다”며 “이달 사측과 임대차 계약을 완료해 법적 문제는 해결됐고 조만간 시의회에서 건축심의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새로 입점할 홈플러스 가야점은 임대차 방식으로 지하 2층에 들어설 예정이며 기존 가야점 규모보다 절반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