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현장’,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1.6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원민음·김누리 기자]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 신축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사망하는 참변이 벌어진 가운데 여야의 정치권 쇼맨십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팸스 물류센터 신축현장에서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쯤 화재가 났다고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6일 0시를 기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날 오전 6시 32분쯤 큰불을 꺼 오전 7시 10분에 대응단계를 해제했다.

그러나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2시간 만에 다시 크게 번지면서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까지 발령하며 화재 진압에 애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냉동창고 내에서 진화 작업 중이던 5명의 소방관이 긴급 대피했지만,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하고 나머지 3명은 연락이 끊겨 실종됐다.

이들은 오전 9시 8분께 2층 진화 작업에 투입됐으며, 화재 현장에서 30∼50분을 버틸 수 있는 용량의 산소통을 메고 투입된 20여분 후인 오전 9시 30분께 마지막 교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된 이들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숨진 소방관들은 진화 작업 중 불이 급격히 재확산하는 과정에서 고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1.6

이에 여야 대선 후보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한목소리로 유족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말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 동료를 잃은 소방공무원들에게 한없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공무원들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 할 것”이라면서 “소방공무원들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더 각별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마음이 무너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밤낮 없는 헌신에 걸맞은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며 “국민을 지키고 구조하는 분들의 충분한 안전조치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6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꿀벌 선거대책위원회’가 꿀벌 머리띠를 한 채 평택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묵념을 할 때는 머리띠 등 모자를 벗는 것을 예의로 한다.ⓒ천지일보 2022.1.7
6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꿀벌 선거대책위원회’가 꿀벌 머리띠를 한 채 평택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묵념을 할 때는 머리띠 등 모자를 벗는 것을 예의로 한다.ⓒ천지일보 2022.1.7

그러나 이들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내에서 ‘소방관 순직 사고를 정치적 쇼맨십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꿀벌 선거대책위원회’는 메타버스(가상세계)를 이용한 유세 공연을 취소했지만, 꿀벌 머리띠를 쓴 채 묵념을 진행해 망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못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묵념을 할 때는 모자를 벗는 것을 예의로 한다.

한 네티즌은 “사람이 죽었는데 꿀벌 머리띠를 쓰고 애도라니, 이게 한 나라의 여당이 할 짓인가”라며 지적했다.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직후에 평택에 가는 일정으로 아는데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택시운전자격증 가진 사람으로서 평택으로 모셔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벌떡 일어나 엄지손가락을 든 후 박수를 쳤고 의원들도 환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오며 조문에 대한 경건함은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트위터를 통해 관련 뉴스를 공유한 한 네티즌은 “(국민의힘이) 화해한다고 평택 방관 사망 조문 가는 길에 이준석과 윤석열이 탄 투샷을 언론에 뿌렸다”며 “그분들의 희생과 죽음을 자기 정치쇼에 이용하는 걸 보면 너무나도 싸이코패스 같아 소름 끼치고 역겹다”고 분노를 표했다.

다른 네티즌은 “평택 화재 순직 소방관 빈소에 조문하러 가는 것까지 권력투쟁, 형님 아우 쇼에 이용하는 걸 보면 한심하다”고 불쾌감을 호소했다.

이외에도 “조문이 쇼냐, 안타깝게 순직한 소방대원들 빈소에 뭐 하는 짓이냐” “이렇게 가는 길이 평택 현장 조문이라고 생각하면 웃음도 나지 않는다. 끝 간 데 없이 자기중심적이라 당연하게 무례한 자들”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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