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해돋이 : 지구 한 바퀴' 온라인 해맞이 행사 뒤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1.1 [공동취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해돋이 : 지구 한 바퀴' 온라인 해맞이 행사 뒤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1.1 [공동취재, 연합뉴스]

정책경쟁 아닌 검증국면 양상

배우자‧아들 문제로 연일 골머리

‘김건희 의혹’으로 지지율 역전

尹, 당내홍에 박근혜 변수까지

이재명도 안심할 수 없는 형편

중도층 표심 확보에 여야 고심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올해 3월 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66일 앞둔 2일 여야 대선 후보가 사활을 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정권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를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느 대선과 마찬가지로 갈수록 정국의 시선은 정책·비전 경쟁 보다는 여야 유력 후보 본인이나 가족 검증 등에 쏠리는 양상인데 표심의 향방이 어디로 튈지,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 주목된다.

◆‘가족리스크’ 부상에 여야 곤욕

지난 12월초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 여론이 50% 안팎으로 정권재창출 여론을 여전히 앞서는 흐름이었다. 다만 당시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30% 중‧후반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온전히 정권교체 여론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누가 대선후보인지 모르겠다’ ‘준비 안된 대선후보’라는 꼬리표, ‘1일 1망언 논란’ 등이 높은 비호감도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 안팎을 오가는 등 견조한 점도 원인으로 대두됐다.

반면 대장동의 파고를 넘어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전국 투어로 상승세를 탔다. 지지율도 상당폭으로 치고 올라와 윤 후보와 접전하는 모양새였다. 물론 이 후보도 소위 ‘형수님 욕설’로 시작된 비호감도 극복과 캐스팅보트를 쥔 20‧30세대(MZ세대)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점은 숙제였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의혹이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연이어 이 후보 아들 문제도 악재로 터져 나왔다. 여권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뉴욕대 허위연수 의혹을 비롯해 장모 최씨의 땅 투기 및 미납된 추징금을 고리로 공세를 펼친 반면, 야권은 이 후보 장남의 불법 도박과 함께 성매매 의혹에 대한 맹폭에 이어 강제 수사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여야가 유력 대선후보들의 ‘가족 리스크’로 곤욕을 치르는 한편, 관련 대응에 골머리를 앓은 셈이다.

여야가 상대 후보 측 의혹제기에 대한 해명과 상대 후보를 정조준한 공세를 병행하는 검증 국면이 연일 이어지자 보수층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정책 경쟁이 아닌 네거티브전이 기승을 부린다거나 네거티브로 대국민 피로도가 쌓인다는 등의 지적들을 내놓았다.

정치권 안팎에선 그간 각종 논란에도 꿋꿋했던 윤 후보의 지지율이 배우자인 ‘김건희 리스크’에는 하락세가 뚜렷해 감당이 안 되자 이들 세력이 프레임 전환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됐다.

이 같은 형국이 지속될 경우 ‘네거티브=피로도’ 프레임이 어느 정도 먹힐테고 지지율 이탈과 중도층의 투표율 하락을 불러오는 등 이를 위한 노림수라는 해석이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집토끼’ 결집 속 김건희 리스크를 빨리 벗어나려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것인데, 언론 지형이 같은 방향의 한축이라면 향후에 결국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대응 논리라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사과 대선’이라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이 후보는 몸을 바짝 낮췄지만, 윤 후보는 사과를 한 것인지 아닌지 모를 애매한 입장을 내놔 또 다른 논란을 빚는 등 끊이지 않은 잡음에도 개의치 않은 태도가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만일 이 후보가 같은 처지였다면 이미 ‘사퇴각’이라며 자신들의 진영에서 조차 눈살을 찌푸리는 분위기인데도 말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 이력’ 논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 이력’ 논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26

◆‘배우자 의혹’에 尹지지율 급락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의도와는 달리 이 과정에서 여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결과를 낳자 윤 후보 측은 김건희씨 사과를 택했다. 그러나 김건희씨가 사과한 내용과 방식을 두고 정치권은 더 시끄러워졌고 후폭풍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후보 교체론까지 제기한다.

여기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맞물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구속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책임론과 선대위를 사퇴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 당 내홍까지 겹쳐 윤 후보로서는 당장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

‘정권재창출’ 여론의 상승과 지지율 우세 속 이 후보도 상대 후보 측의 가족 리스크 부각과 ‘혜경궁 김씨’ 문제를 다시 꺼내는 등 무차별 공세에 맞서고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닌지라 실제 유권자의 표심, 특히 중도층의 향방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족 리스크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지만, 이 가운데서도 배우자의 문제는 후보와 동격이자 자질과 직결된 문제라 당연히 검증의 대상”이라면서 “의혹이 드러나는 정도에 따라 중도의 표심을 자극하는 등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할 일”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 후보의 아들 문제는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정책 경쟁을 통해 자녀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마타도어’식 흑색선전에는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잠시 중단했던 매타버스도 다시 가동해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접촉면을 넓힐 계획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최근 중도층 확장을 위해 납작 엎드리는 모습이다. 반성과 쇄신, 혁신을 내걸고 ‘이전과 달라지겠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고 있다. 20‧30세대 등 인재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 후보가 대선 날짜가 다가올수록 현 정부 실책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각을 세우는 등 차별화전략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김건희씨 사과로 일단락됐다는 표정이지만, 쉽게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단 향후에도 적극 반박과 함께 이와는 별개로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심산이다.

박근혜 변수와 당내 갈등으로 윤 후보의 리더십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반문 기치와 ‘정권심판론’만으론 승부가 어려운 만큼 이를 뛰어넘는 공약을 제시하고 토론회 등을 통해 대선후보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다만 현재로선 이 후보와의 토론을 거부하는 행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매번 튀어 나오는 막말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1일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 참석해 합장하며 기도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1.12.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1일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 참석해 합장하며 기도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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