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미추홀구 교회發 확산속출
수기 명부 작성 부실 방역 진땀
행사 방문자 코로나 검사 촉구
목사 거짓말에 국민 공분 확산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인천 미추홀구 A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연일 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7일 신규 오미크론 감염자 12명 가운데 해외 입국자 3명을 제외한 9명이 모두 이 교회와 관련 있었다. 당국은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하면 교회 관련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교회를 통해 또다시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정부가 어떤 종교시설 방역 강화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미크론 최초 확진 목사 부부와 접촉한 지인 B씨의 가족이 방문한 인천 미추홀구 A교회에서 2차 감염자는 잇따라 나오고 있다. 7일 0시 기준 12명이 늘어나면서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누적 36명이 됐다. 12명 중 교회 관련은 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 외국인 유학생 3명이 포함돼 있어 수도권엔 비상이 걸렸다.
B씨 가족과 지인은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1시 이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당시 예배에 함께 참여한 교인은 411명이었고, 그 직전 시간대인 오전 11시 예배 참여자는 369명이었다. 방역당국은 이들 780명과 당일 교회를 찾은 교인 등 1100명에 대해 PCR 검사를 벌여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예배 전후로 소모임 등 다른 모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당시 교회 예배 행사에서 출입 명단을 수기로 관리했는데, 일행 중 1명만 명단을 기입한 정황이 파악됐다. 당국은 긴급 안내 문자를 보내 해당 교회 실명을 공개하고 방문자들의 코로나19 검사 독려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종교시설 방역을 강화해 적용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종교계와 함께 종교시설의 방역 강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교회에 대해 추가적인 조치로 방역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부터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16종으로 확대 적용했지만 종교시설은 제외했다. 그러나 종교시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높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등을 앞둔 가운데 대규모 집단감염 위험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인천 미추홀구 A교회 관련 감염이 속출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제 교회 다닌다는 사람하고는 교류 안할 것이다” “이쯤 되면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 감정이 생기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초 확진자 목사 부부가 역학조사에서 지인 B씨의 차량에 탑승한 사실을 숨긴 것에 대한 공분이 뜨겁다. 이들의 거짓 진술이 방역에 혼란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거짓말만 안 했어도 일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해 국민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비난했다.
분노의 불은 커져 목사 부부에 대한 신상털기와 함께 교회 홈페이지 테러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 첫)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 부부를) 찾았다’는 제목으로 목사 부부의 사진과 함께 글이 게시돼 있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뉴스 자료를 퍼왔기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과 함께 한 목사 부부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이 목사 부부의 실명과 소속도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게시글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상에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부부와 자녀에 대한 글도 잇따르고 있다. 관련 글 중에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있어 오미크론을 향한 지역 내 공포심은 커지고 있다.
신상공개와 관련한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선 “피해가 큰 만큼 교회가 책임을 져야 하는게 맞다”는 반응과 “신상까지 유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