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352명으로 집계된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78891_798517_3801.jpg)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쿨릴 모요 박사는 지난 주 보츠나와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샘플이 다른 샘플들과 놀랄 만큼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뉴스로 불타올랐다.
11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200여명이었던 남아공에서는 3일(현지시간) 하루 1만 6000명에 달하는 확진자를 보고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일주일 전 가장 인구가 많은 가우텡주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8개 지방으로 퍼졌다. 가우텡주에서는 오미크론 환자가 3일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날 기준 세계 40개국에서 오미크론을 보고했다.
◆“전염성 크고 재감염 위험도 높아… 증상 악화는 불분명”
지난달 23일 처음 오미크론을 공식적으로 보고한 남아공의 상황은 세계 각국에 퍼진 오미크론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이날 AP통신은 전했다.
명확한 결과가 나오려면 몇 주를 기다려야겠지만, 지금껏 나온 조사들은 오미크론의 전염성과 재감염 위험성이 델타를 포함한 다른 변이들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요 박사는 “이 변이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남아공의 확산은 이 변이가 더 점염성이 있음을 암시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오미크론은 50개 이상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를 바이러스의 진화에 있어 큰 도약이라고 불렀다.
숨야 스와미나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는 이날 로이터넥스트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남아공의 자료를 인용해 이 변이가 전염성이 매우 높다며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변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코로나19와 싸웠던 회복자들이 다시 감염될 가능성도 다른 변이들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의 돌연변이가 면역 항체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런던 위생학·열대 의학 대학원 연구진은 남아공 오미크론의 감염재생산지수(Rt)를 측정해 델타와 비교한 결과 오미크론의 Rt가 델타보다 거의 2.5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들 연구진 중 일부는 오미크론이 이전 감염에서 얻은 면역력을 부분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고 전날 보고했다. 현재의 백신이 오미크론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면역에 대한 초기 연구를 이끈 남아프리카 스텔렌보스 대학의 줄리엣 풀리암 역학 모델링 센터장은 전날 발표한 연구에서 11월 말까지 확인된 사례를 통해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이전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약 2.4배나 크다고 추정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과가 없다. 지금까지 남아공의 오미크론 환자에게서 심각한 증상이 보고되지 않았으나 감염된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가 든 환자들만큼 아프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한 병원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남아공 의료진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들이 속단하긴 이르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가벼운 증상만을 보인다고 보고했다.](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78891_798518_3801.jpg)
◆전문가들, 수정 백신 필요에는 이견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 코로나19 지배종인 델타에 대한 대응을 중점에 둬야 한다면서도 오미크론에 대처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는 이견을 보인다.
WHO 서태평양 지역 담당 이사인 카사이 다케시 박사는 오미크론 때문에 감염 사례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급증세를 일으킨 델타에 대한 조치가 대응의 핵심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이날 오미크론을 퇴치하기 위해 기존 백신을 수정해야 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자들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브리핑에서 백신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조정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백신 제조업체들은 이미 오미크론 백신을 위해 연구에 돌입했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고 있는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CEO는 “원칙적으로 특정 시점에 우리는 이 새로운 변이에 대한 백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긴급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