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해 빠르게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막기 위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단계별 이행시기를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이번 대책은 가계대출 규제를 금융회사에서 소비자로 확대하고 대출 기준을 담보·보증력에서 상환능력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DSR이 적용된다. 다만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가 많은 대출은 내년 DSR 규제 강화 시에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1.10.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1.10.26

주택담보대출 21조 증가

2분기보다 증가폭 더 커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나라 가계 빚이 3분기에만 약 37조원 늘어 1845조원까지 불어나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신용대출 증가 속도가 다소 줄었을 뿐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 9천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03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함께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가 속도가 특히 빨라졌다.

3분기 말 가계신용은 2분기 말(1808조 2천억원)보다 36조 7천억원(2.0%) 늘었다. 증가액은 직전 2분기(43조 5천억원)보다 6조 8천억원이 줄었지만, 1분기(36조 7천억원)와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다.

작년 3분기 말(1681조 8천억원)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1년 새 163조 1천억원(9.7%) 불었다. 작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한 2분기(170조9천억원)보다 작지만, 1분기(153조 2천억원)보단 더 커졌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현재 잔액은 1744조 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기록으로, 2분기 말(1707조 7천억원)보다 37조원(2.2%)이 또 늘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69조원)은 2분기보다 20조 8천억원이 불었다. 증가 폭은 2분기(17조 3천억원)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75조 7천억원)의 증가액(16조 2천억원)은 2분기(23조 8천억원)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었다.

기관별 가계대출 증가액(2분기 대비)은 예금은행에서 21조 1천억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8조 2천억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7조 7천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예금은행에서는 증가폭이 2분기 12조 4천억원에서 21조 1천억원으로 상당폭 커졌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9조 1천억원→8조 2천억원)과 기타금융기관(19조 6천억원→7조 7천억원)에서는 감소했다.

3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 2천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2천억원 줄었다. 이는 3분기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 서비스 등에서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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