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CEO가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10.12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10.12

37년 만에 통신회사·투자회사 분리

박정호→SK스퀘어, 유영상→SKT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1일 SK텔레콤이 37년 만에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된다.

이날 SK텔레콤은 지난달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한대로 유·무선통신 중심의 존속법인 ‘SK텔레콤’과 반도체·ICT 혁신기술 중심의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 인적분할을 단행하고 비전을 발표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SK스퀘어 대표가 되고 유영상 MNO사업대표가 SK텔레콤 대표에 오른다. 같은 날 오후 유영상 신임 대표는 SK텔레콤 직원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 예정이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임시주총에서 “‘SKT 2.0’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음에도 ‘통신’이라는 프레임 속에만 평가받았던 만큼 이번 분할을 통해 각각의 투자를 재정비함으로써 시장에서 더 큰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분할로 SK텔레콤(존속회사)에는 유·무선통신 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서비스탑, 서비스에이스, SK오앤에스 등이 배치된다. 또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나노엔텍, 스파크플러스, SK텔레콤 CST1, SK텔레콤 TMT 인베스트먼트, ID Quantique, Techmaker 등 총 16개 회사가 속하게 된다.

이번 분할의 핵심은 통신과 비통신 사업이 함께 있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또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로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분할 이후 SK스퀘어는 반도체 M&A를 가속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해 2020년 15조원의 연간 매출을 2025년 22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3대 핵심 사업인 유무선통신, AI 기반 서비스, 디지털인프라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다.

25일 SK텔레콤 뉴스룸을 통해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유영상 MNO사업 대표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8.25
25일 SK텔레콤 뉴스룸을 통해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유영상 MNO사업 대표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1.8.25

유무선통신 사업은 5G 1등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미디어 서비스의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서비스는 지난 8월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구독 서비스 ‘T우주’를 온오프라인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 연계한 메타버스 사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사업은 5G MEC(모바일에지컴퓨팅) 등을 활용해 성장성이 높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ndustrial IoT 사업을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전문 회사로 출범한다. 지금까지 반도체, ICT 플랫폼 사업 투자를 통해 축적된 투자 성공 DNA를 바탕으로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운다는 비전이다. SK스퀘어는 상장회사로서 여느 비상장 투자회사(PE: Private Equity)와 달리 일반 주주들도 회사의 투자 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시장의 기대도 높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주가는 각각 시가총액 16조원, 10조원 내외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분할 이후 주가의 잠재력은 SK스퀘어 쪽이 높다. 자회사 포트폴리오 가운데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의 사업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NAV 할인율은 30% 혹은 그 이하로 좁혀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후 합산 기업가치는 28조원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 후에도 배당금을 최소 기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를 고려한 적정 기업가치는 17조원”이라고 분석했다. 또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와 상호보완적인 사업에 투자하고 원스토어, ADT캡스 등 자회사 IPO를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의 밸류 체인 강화와 가려졌던 자회사 가치 반영으로 합산 시가총액은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스퀘어의 적정 기업가치는 지분가치 21.2조원에 할인율 50% 적용한 10.6조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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