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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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한교총·한교연 만나

한국교회 통합 필요성 공감

세부적인 협의 입장 차 여전

한국교회 통합 합의문 발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대두된 한국교회 위기론에 맞서 대통합을 논의 중인 개신교 보수 진영 대표 3개 연합기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통합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명칭 등 세부적인 의견에서는 여전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실제 통합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25일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와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를 비롯해 통합준비위원회 임원들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기관통합 준비위원회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속 예배 제한 등이 교회의 위기라는데 공감하며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김태영 목사는 “과거에도 연합단체 통합이 합의까지 갔다가 못했던 경험이 있는데 예배가 압박받는 이 시기야말로 3개 기관이 통합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설교에 나선 권태진 목사 역시 “연합해서 싸울 것 같으면 과연 한국교회의 연합이 무슨 유익일까 생각해 본다. 하나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1만 교회가 없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예배 장소를 잃어버렸다는 건데 통합도 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하나 되고 영적 전쟁을 위해 깨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았던 한국교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며 한국교회를 지킨다는 것은 너무 힘들고 벅찬 일이었다”며 “곧 다가올 위드코로나에서는 한국교회가 함께 자율 방역, 선제적 방역으로 가야 한다. 제약을 벗어나 예배를 진정 회복시키기 위해 세 기관이 하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가 되고 싶다면 언제든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극적인 통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 기관들이 세부적인 협의와 관련해선 여전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기총은 연합기관 통합시 명칭을 한기총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성 변호사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의 상징적 의미는 새 기관을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시작은 32년 전 한기총이다. 한기총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정신으로 돌아가면 될 것이다. 이 역사도 버릴 수는 없다. 부끄러운 역사도 있었지만 그것을 버려야 하는가.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다. 버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야 반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기총 내 이단 문제가 먼저 해결된 후 통합을 논의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기총으로서는 회원 교단인 그들을 배제하고 통합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해당 교단에 대해 잘못한 게 있다면 회개할 기회를 준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대화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교연 측은 연합기관 통합을 위해선 한교총에는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줄 것과 한기총에는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기존 선결조건을 고수했다.

한교연 권태진 목사는 이와 관련 “엄밀히 따지면 국가에서 한기총에 보낸 변호사님이 자칫 통합시킨 모양새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대표회장 문제부터 마무리하고 통합하자는 이야기”라며 “한교총 산하 교단 중에서는 통합을 반대하는 곳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끼리 통합해 버리면 문제가 생길까 정체성을 밝혀달라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언 후 세 기관은 ‘한국교회기관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서 이들은 “한국교회와 민족 앞에 한국교회를 바르게 섬기지 못한 일을 통회하는 심정으로 회개한다”며 “한국교회는 철저한 방역에 힘쓰며 자율적인 예배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세 연합기관은 서로 존중하며 연합기관의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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