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토리 사진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제공: 뉴시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토리 사진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출처: 뉴시스)

윤석열 인스타에 ‘개 사과’ 사진… “실무자 실수”

송석준, 국감장에 ‘개 인형’ 들고 나와 ‘양두구육’

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신중 검토할 때 아닌가”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토리야! 인도사과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제가 대장동 부근에서 데려온 얘가 원래 본명이 ‘대동이’였다. 그런데 이상한 걸 먹고 다녀서 구린내를 풍겨서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 - 양의 탈을 쓴 강아지 인형을 들고 국감장에 선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 - 문재인 대통령.

최근 국정감사에서 ‘개 인형’이 등장하고 한 대권주자의 인스타그램에는 ‘반려견 사진’이 올라와 이슈가 되고 있다. 난데없는 ‘개’의 등장에 지난달 문 대통령이 한 발언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23일 정치권 소식을 종합하면, 최근 핫이슈로 급부상한 사진 가운데 ‘개 사과’ 사진이 있다. 이는 개에게 과일 ‘사과’를 주는 사진인데 평범한 한 장의 사진이 이토록 논란이 된 이유는 이 사진 속 등장한 반려견의 주인이 윤 전 총장이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사과’ 사진에 “국민 조롱” 비판 제기돼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1일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가 아니라 ‘유감’을 표한 것에 대해 반쪽짜리 사과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22일 자정께 윤 전 총장의 인스타그램에 과일 ‘사과’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계정에는 윤 전 총장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사과 사진이 함께 올라왔고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라는 멘트가 달렸다.

이어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 사진이 주로 올라오는 인스타그램에는 누군가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토리야! 인도사과다!’ ‘억 아빠 오늘 또 인도사과 있어오?’ ‘톨이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오 오우오우워’ 등의 글이 적혔다.

한 장의 사진이지만 파장은 크게 일었다.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사과한 윤 전 총장이 SNS에서는 개에게 사과를 주며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유승민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사과는 개나 주라는 윤석열 후보, 국민 조롱을 멈춰라”라고 지적했고, 같은당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당원을 개 취급하는 이런 후보는 사퇴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SNS를 통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착잡하다…”라는 심정을 남겼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내려져 있는 상태다. 윤석열캠프 측은 입장문에서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고 해명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양두구육 인형'을 가지고 나와 질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양두구육 인형'을 가지고 나와 질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당장 내리세요!” 강아지 인형 등장에 국감 정회되기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진행된 지난 20일에는 ‘개 인형’이 등장해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질의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경기지사 자격으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지사에게 질의하면서 양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씌운 강아지 인형을 불쑥 꺼내들었다.

이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의미로 한 일종의 퍼포먼스였는데 양두구육은 ‘겉으로는 훌륭한 듯이 내세우지만 속은 보잘 것 없음’을 이를 때 사용하는 사자성어다.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의 측근과 민간 기업에 특혜를 준 사업이라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의미로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꾸민 일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사실 ‘몸통’은 이 지사라는 비판을 비유적으로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심지어 송 의원은 “제가 대장동 부근에서 데려온 얘가 원래 본명이 ‘대동이’였다”면서 “그런데 이상한 걸 먹고 다녀서 구린내를 풍겨서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며 이 지사를 직격했다.

이 같은 송 의원의 공세에 “당장 내리세요!” “지금 뭐하는 겁니까!” 등 민주당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간사 간 합의로 회의장 내에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을 가지고 오지 않도록 합의했다고 안다. (개 인형을)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송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정회가 선언되기도 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 지사는 주변에 “저게 뭐예요? 아, 양두구육?”이라고 말하며 “흐흐”라고 소리 내 웃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9.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9.28

◆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검토”… 육견협회 “망언”

온라인상과 국감장을 뜨겁게 달군 ‘개’의 등장에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했던 “개 식용 금지 검토”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김부겸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로부터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각종 대책을 보고받았다.

이에 대해 육견업계에선 “망언”이라는 날 선 비판이 나왔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같은달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주 슬픈 일”이라며 “대통령께서 망언을 하셨다고 단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개를 식용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식용견하고 애완견은 구분하고 있다”며 “(다만) 국민의 먹거리(개고기) 위생관리가 안 되고 있다. 43년 동안 국민 먹을거리 위생 관리를 방임한 직무 유기에 대해서 대통령이 사과하고 국민의 먹을거리의 안전 관리를 이제는 해라”고 강조했다.

반면 주 사무총장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현직 대통령께서 개 식용 문제에 대해 인식을 이제 하셨다는 것에 대해서 환영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생존권 투쟁 집회’에서 김종석 대한육견협회장이 ‘불법 동물 보호 Out 불법 후원금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케이지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천지일보 2018.8.28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생존권 투쟁 집회’에서 김종석 대한육견협회장이 ‘불법 동물 보호 Out 불법 후원금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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